원점으로 돌아가는 보험사 M&A..롯데∙MG손보, 잇따른 본입찰 불발
MG손보, 본입찰 참여 지원자 ‘제로’..세 번째 매각도 ‘무산’
상시매각 체제 전환한 롯데손보..가격 인하 가능성 ‘기대’
MG∙롯데, K-ICS비율 권고치 하회..재매각 전 리스크 개선 필요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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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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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세 번째 시도 만에 예비입찰 단계를 통과했던 MG손해보험 매각이 결국 본입찰 단계에서 무산됐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본입찰에서 좌초된 후 상시 매각 체제로 넘어감에 따라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은 한동안 위축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의 세 번째 매각 시도가 본입찰에서 유찰됐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두 사모펀드가 실사 기간 연장까지 요청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본입찰엔 참여하지 않아 유찰로 마무리됐다.
예비입찰 단계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국내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다. MG손보 매각은 현행법상 예비입찰에 참여해야 본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어 두 사모펀드 중 한 곳이 인수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세 번째 매각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MG손보가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보험계약을 유지 중인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예보가 진행한 보험사 매각 중 청산 사례는 없어 실제로 진행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이 본입찰에 불참한 롯데손보는 최근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롯데손보의 본입찰 실패는 높은 수준의 매각 가격을 고수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롯데손보의 적정 가격을 1조 중반 수준으로 평가했으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조 중반 가격으로 매각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손보의 예상 매각가(2조~3조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이다”며 “해당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선 업계 최상위 대형사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도 약 67~138%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될 필요가 있는데 롯데손보가 중위권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요구 프리미엄은 더 높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한 롯데손보가 매각 취소 대신 상시 매각으로 전환함에 따라 매각전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하를 수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MG손보와 롯데손보의 매각이 불발됨에 따라 보험사 M&A 시장은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두 손보사 매각이 향후 재 추진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다시 나서기 위해선 지급여력(K-ICS)비율을 비롯한 재무 건전성 개선 선행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3월 말 기준 보험사 지급여력(K-ICS)비율에 따르면 MG손보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42.7%이며 경과조치를 적용하더라도 52.1%에 머물렀다. 롯데손보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184.0%로 나타났으나 경과조치를 제외할 경우 146.4%로 감소했다.
K-ICS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가입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지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두 보험사 모두 경과조치 전 수치가 권고수준에 미치지 못한 만큼 매각 재추진을 위해선 K-ICS 비율을 보완해 매력도를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G손보는 경과조치 후에도 금융당국의 기준보다 현저히 낮은 K-ICS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부실금융기관으로도 지정돼 있어 인수 시 사업 정상화를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5000억원의 지원 의사를 밝혔음에도 추가 자본 부담이 상당해 본입찰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MG손보의 매각이 다시 논의되고 현재보다 진척을 이루기 위해선 K-ICS 비율을 비롯한 각종 재무 리스크의 해소가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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