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거대 플랫폼들이 전통시장 디지털화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고, ESG 경영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부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지역에 힙한 상권을 만들어 내면서 시장 매력도가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교육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디지털화 효과를 인지하면 플랫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5년차 맞이한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네이버의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는 2019년 1월 시작됐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2시간 혹은 당일 내 배달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내 '동네시장' 메뉴에 관련 상품을 노출하는 형태로 판매를 중개한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주소 및 위치를 입력해 배달 가능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이는 네이버가 전통시장 상인 측에 무료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한편 운영 및 배달에 대해서는 관련 스타트업 및 지역 배송업체와 협력하면서 가능해졌다. 동네 시장은 지역 시장 단위로 입점하는 형태다. 2021년 100호 시장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기준 현재 170개 이상의 전통시장이 안착한 상태다.
네이버에 따르면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거래액 및 주문건 수는 출시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기준 동네시장 장보기의 거래액 및 주문건 수는 서비스 초기인 2019년 2분기 대비 각각 74배와 61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에는 네이버가 지역 마트 플랫폼 서비스 '토마토'를 운영하는 리테일앤인사이트와 제휴를 통해 ‘동네슈퍼 장보기’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용자가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주문하면 리테일앤인사이트의 동네슈퍼 주문중개 서비스인 '토마토'와 API로 연동돼 주문이 접수되고, 지역 마트의 인프라로 배송이 되는 구조다.
서울, 경기, 경북, 대구 지역의 137개 매장 중심으로 ‘동네슈퍼 장보기’ 서비스가 시작된다. 올해 내 지역 마트 입점 수가 전국 400개로 확대된다. 리테일앤인사이트가 2000여 개 지역 마트와 협업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보다 촘촘한 배송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동네시장 장보기’를 통해 전통시장과 협업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마트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다방면으로 돕는다는 계획이다. 매출연동수수료는 1년간 면제다. 지역 마트만의 특색이 담긴 쇼핑라이브 숏클립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한편 지자체와 협업 프로모션도 연계하며 단골 고객 유치를 돕는다.
2016년부터 소상공인 및 창작자의 디지털 전환(DX)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으로 상생에 나선 네이버는 동네시장 장보기로 전통시장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배송·운영·전통시장 상인회와의 조율 부분을 외부 업체와 협력함으로써 동반 상생 모델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후발주자 카카오, '단골 시장 프로젝트' 카톡설치
카카오는 2022년부터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네이버보다는 3년 늦게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상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차별화에 무게를 뒀다.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상인회 기반의 카카오톡 채널 개설을 돕고 이를 활용한 디지털마케팅과 온라인 소통 방법 등을 교육한다.
지난해 교육에는 100개 시장 상인회와 901명의 상인이 참여해 톡채널 설치, 운영 등 톡채널 기본 교육을 받았다. 이를 통해 총 1001개의 카카오톡 채널이 개설됐으며, 21만4181명의 카카오톡 채널 친구를 확보했다. (* 22년 11개 시장 포함 시 2년 간 111개 전통시장, 1472명 상인, 111개 상인회 참여해 1583개 카카오톡 채널 및 24만2902명 카카오톡 친구 달성)
카카오는 단골시장 사업을 통해 지난 2년간 전국 111개 전통시장의 상인회와 1472명의 상인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한다. 1583개 카카오톡 채널 구축을 지원, 24만명 이상의 고객을 친구로 확보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통령표창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상시 신청제를 도입해 모집 접근성을 넓혀 더 많은 시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장재영 힙컬 대표는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유통 불가능한 서비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 플랫폼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준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대부분 나이든 상인들이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판매가 어려울 수 있는데 직접 방법을 안내해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될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접촉 단위가 전통시장으로 한정하다보면 분명 소외되는 상인들도 나온다. 다양한 상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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