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임종훈-송영숙 공동체제..‘표면상 화합’으로 일단락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4.04 13:43 의견 0

(왼쪽부터)지난달 29일 주주총회 이후 브리핑하는 임종윤, 임종훈 대표(사진=서재필)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그룹 이사회가 표면상 화합으로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임종윤, 임종훈 이사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개최한 첫 이사회에서 동생인 임종훈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기존 송영숙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4일 한미사이언스는 서울 송파 한미타워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과반의 투표를 얻어 임종훈 사내이사를 한미사이언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알렸다. 이로써 표면성 모자간 갈등을 화합으로 봉합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52% 지분 의결권을 확보하고 임종윤, 임종훈 형제를 비롯해 총 7명의 신임 이사진으로 경영진을 장악한 데 따른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장남인 임종윤 대표이사는 조만간 한미그룹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계열사인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 복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앞서 임종윤, 임종훈 두 대표는 임종윤 대표가 한미그룹 본업에 집중하고 임종훈 대표가 지주사와 그룹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며 “더불어 임종윤·임종훈 두 사내이사와 신동국 회장 등 세명을 비롯해 사외이사 4명이 한미약품 이사로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대표이사는 앞서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가족들과도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어머니와 동생은 이번 일로 실망했을지 몰라도 다시 함께 갈 수 있도록 소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한미약품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을 고려해 화합을 선택했지만, 공동 경영체제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임종윤, 임종훈 두 대표가 여러 PEF들과 본인들의 주식을 담보로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영숙 회장이 앞서 했던 말도 회자되고 있다.

송 회장은 앞서 지난달 26일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말 못할 사정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으로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도 또 한번 관심이 쏠린다. PEF의 지분 매각은 사실상 경영권 매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두 형제가 제안할 정확한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과 주주친화 정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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