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임종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이번 주 내 이사회를 열고 사업 개편을 알릴 것으로 예측된다.
임종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지난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52% 득표율을 얻으며 본인이 제안한 이사진을 확보한 이후 미래비전 제시, 가족간 화합, 상속세, 주주친화 정책 등 여러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다.
이에 종전까지 그룹을 이끌었던 모친 송영숙 회장 및 동생 임주현 부회장과 회사의 비전과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5년 내 1조원 순이익 제고와 시가총액 50조원 진입에 대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51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를 따낸 이후 “가족들과도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어머니와 동생은 이번 일로 실망했을지 몰라도 다시 함께 갈 수 있도록 소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영숙 회장 역시 주주총회 이후 “경영진과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힘을 합해 신약명가 한미를 지키고 발전시킬 방안을 다시금 찾아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임종훈 형제 측이 이사진을 장악하면서 한미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 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안건으로 이사회를 열 것”이라며 “두 형제가 소액주주들의 지원에 승리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다시 정비하고 OCI와의 통합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잔여 상속세 해결에 대한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예정에 대해 “이사회 관련 계획과 앞으로의 비전은 지금으로선 답변 드리기 어렵다”라며 “내부 안정화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OCI와의 통합 백지화..상속세 잔여 2700억원 해결 방안은?
지난 2020년 한미그룹의 창업주인 故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 송영숙 현 한미그룹 회장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등에게 지분 34.2%가 증여됐다.
이에 따른 상속세는 약 5400억원대가 부과됐고, 송 회장 일가는 5년간 6차례 연납하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3차 납부까지 완료된 점을 고려하면 현재 남은 상속세 잔액은 2700억원으로 잠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4차 납부 기한이 4월 말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교체된 경영진에게 상속세 해결을 위한 방안 제시가 시급하다. 이미 OCI와의 통합이 전면 백지화된 상태에서 앞서 임종윤, 임종훈 사장단이 제안한 ‘1조원 투자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OCI 측은 “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라며 “교체된 경영진과 통합안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미그룹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공시를 살펴보면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421만 2518주를 담보로 1317억원의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 역시 573만 6875주를 담보로 총 1871억원 규모 대출이 있는 상태다. 임종훈 사장은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소유주식 235만 3620주를 942억원에 처분했다.
일각에서는 두 형제가 신주발행 카드를 고려하겠지만, 소액주주들이 주주가치 훼손을 염려해 두 형제 손을 든 상황에서 신주발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외로 상속세 재원 마련이 순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그룹 실적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결매출 전년대비 기준 19.3% 증가한 1조 1279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3% 증가한 125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송영숙 회장은 “지난 두 달여간 소란스러웠던 회사 안팎을 묵묵히 지켜보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임직원께 감사하다”라며 “다수의 새 이사진이 합류할 예정이라 임직원 여러분이 다소 혼란스러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미에 바뀐 것은 없을 것”이라고 내부 단속부터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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