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정부가 건설 현장 BIM 의무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실제 현장 활용과 국제표준인증을 받으며 관련 기술 도입·확대에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은 ISO 19650 인증서. (자료=현대건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건설사들이 정부의 건설 현장 BIM 도입 의무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 도입에 분주하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는 모든 공공 공사에 BIM(건설정보모델링)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BIM은 3차원 정보모델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전 생애 주기 모든 정보를 통합해 설계·시공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설계와 시공상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2차원 도면으로는 어려운 설계·시공·유지관리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대형공사 등의 입찰방법 심의기준’ 개정에 따르면 앞으로 1000억원 이상 공공 공사는 발주 단계에서부터 BIM 도입을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어 ▲2026년 500억원 이상 ▲2028년 300억원 이상 ▲2030년 300억원 미만 공공 공사 순으로 BIM 도입 검토가 의무화 된다.
정부의 BIM 도입 의무화와 함께 건설사들의 기술 도입과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화를 통해 건설정보 등에 인간이 낼 수 있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대건설은 건설 과정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시스템 Autodesk BIM 360을 도입해 BIM 활용도를 향상했다. 클라우드 저장소에 BIM 모델을 포함한 프로젝트 관련 데이터를 담는다. 모든 관계자들은 데이터 실시간 확인과 수정이력을 검토할 수 있다. 지난 2019년에는 BIM 활성화 TFT를 발족해 맞춤형 BIM 전략을 수립했다.
DL이앤씨는 BIM을 활용해 착공 전에 설계도서 품질을 향상시키는 중이다. ▲현장 ▲본사 ▲발주처 ▲협력업체 등 모든 관계자와 함께 BIM을 활용하기 위한 공통 데이터 환경(CDE)도 구축해 적용 중이다. 앞으로는 BIM 기반 원가 예측 관리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설계 최적화 기술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수주한 남해-여수 해저터널 프로젝트에는 BIM을 활용한 설계 최적화 기술을 적용했다.
GS건설은 건축·인프라·플랜트 현장에서 BIM을 활용해 입찰·설계·시공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주택 리모델링과 해외 인프라 현장에서 BIM을 도입하고 있다. 드론·IoT 센서와 연계한 국내외 신규 현장 BIM 확대 적용도 계획하고 있다. 전사 BIM 프로세스를 구축해 3D 설계와 스마트 시공을 통한 디지털 체계 변환도 실시할 예정이다.
각 건설사들은 영국왕립표준협회(BSI)로부터 BIM 분양 국제표준 ISO 19650 인증도 획득하고 있다. ISO 19650은 BIM을 국제표준에 맞게 실무에서 실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기구로부터 인증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ISO 19650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건축·인프라 사업을 수행하면서 BIM 지침 준수·프로세스 구축 여부를 내부 문서 실사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여기에 현재 실제 수행 중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BIM을 국제 표준 기준에 맞게 활용하는지 검증과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건설사들은 BIM 기술을 도입하고 확대하는데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의 영향은 크지 않은 편이라는 입장이다. 2차원 도면으로 발생하는 한계점을 보완하는 등 강점이 확실하기에 관련 기술을 주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규제나 정책 문제 보다는 BIM 기술 자체에 장점이 있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업에 적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형건설사와 달리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BIM 도입 의무화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영세한 건설사의 경우 기존 2차원 도면만으로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기에 도입 시의 비용 문제 등으로 BIM 기술 개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은 큰 문제가 없고 대부분 도입이 된 상황이라 (정부 정책이) 큰 이슈는 아니다”라면서도 “규모가 작거나 관련 인력, 기술이 준비되지 않은 회사들은 당장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의견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