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힌 신한금융 차기 회장 레이스..내부 CEO 3파전 압축

신한금융 회추위, 조용병.진옥동.임영진 등 3인 숏리스트 확정
'변수' 외부 후보 0명..금융당국의 투명한 인선 강조에도 외풍 차단
2019년 당시 3인 경쟁 판박이..법률 리스크 덜어낸 조용병 유리
진옥동·임영진, 신설 검토 부회장직 가나..차차기 회장 승계구도 구축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1.30 13:23 | 최종 수정 2022.11.30 13:38 의견 0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이 내부 출신 3인으로 추려졌다.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외부후보가 최종후보군 리스트에서 빠지면서 차기 회장 레이스는 내부 출신 후보간 경쟁으로 치러지게 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3명을 최종 확정했다.

외부 인사 1명을 포함한 5명의 후보군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추위 과정에서 3명으로 추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종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외부 인사가 차기 회장 레이스에서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부 출신만으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이뤄지는 부분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지난 4일 BNK금융그룹 이사회가 경영승계 규정을 수정해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내부 인사뿐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 추천을 받아 외부 인사도 포함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에 외부 인사 제한 규정 개정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는 이미 CEO 후보군 탐색 시 주주, 이해관계자 및 외부 자문기관 등 외부로부터 인사를 추천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인사 추천도 가능했지만 결과적으로 숏리스트에서 빠졌다. 외풍은 최대한 차단하고 회추위에서 독립적으로 차기 회장을 인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신한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지난 10월 사외이사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체 일정과 심의 기준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회추위의 독립성을 확보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다음 달 8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 회추위를 연다. 각 후보의 성과, 역량 및 자격요건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평판조회 결과 리뷰, 개인별 면접 절차 등을 거쳐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내부 출신 CEO만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이 꾸려지면서 현직인 조용병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조 회장의 지휘 아래 올해 신한금융이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리딩금융 탈환의 숙원도 이뤘기 때문이다.

그간 조 회장의 발목을 잡았던 채용비리 관련 법적 리스크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완전히 털어낸 상태다. 조 회장은 채용비리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2019년에도 주주와 이사회로부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또 다른 후보인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2019년 차기 회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을 만큼 경쟁력을 갖춘 인사다. 진 행장은 2019년 사령탑을 맡은 이후 한차례 연임하며 4년째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에서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위상을 차지했다.

임 사장은 2017년부터 신한카드 사장을 맡아 세 차례에 연임에 성공했다. 약 6년간 신한카드를 이끌며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진 행장과 임 사장 모두 조용병 회장 체제에서 손발을 맞춰 그룹과 각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만큼 차기 회장직 보다는 지금 자리를 연임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신설이 검토 중인 지주 부회장직에 선임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부회장직을 운영하며 차기 회장 승계를 위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올해 초 지주 사장직을 신설해 사업지원·미래성장 총괄의 업무를 맡겼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 2010년까지 지주 내 사장직이 있었지만 현재는 차기 회장 양성을 위한 부회장 및 사장직제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만약 차기 회장 인선이 마무리되고 연말 조직개편에서 부회장직이 신설된다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 진 행장과 임 사장이 부회장 자리에 올라 차차기 회장 승계구도를 구축할 것으로 점쳐진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