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 예적금 금리 인상 기대감 큰데..당국 자제령에 은행권 ‘눈치 모드’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3.25% 인상 단행
“은행 예적금 금리 언제 오르나?” 기대감↑
금융당국 금리 경쟁 자제령에 은행권 눈치 모드
“이럴거면 기준금리 왜 올리나” 고객 불만 커져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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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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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일찌감치 예상됐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자 ‘금리노마드족’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0.1%라도 더 높은 예적금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것인데 정작 은행권의 금리인상 소식은 잠잠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금리 경쟁 자제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 이후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이냐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이냐를 놓고 전망이 갈렸을 뿐이다.
전례없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은행을 찾는 금융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빠르게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1% 수준이었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대까지 치솟았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특별우대금리를 포함해 10%대 고금리의 적금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온라인 상에는 “은행 예적금 금리는 언제 오르나요?”, “보통 시중은행 금리 인상 반영은 언제되나요?” 등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더 고금리로 예적금에 가입하려고 대기 중인 고객들이 많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도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지만 곧장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을 유발하는 데다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여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열린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에서도 은행권을 겨냥해 “과도한 자금확보경쟁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업권간·업권내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만큼 곧장 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인상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 연말부터 은행들의 이자장사 비판이 늘면서 올 들어 금리 인상 반영 속도가 특히 빨랐다”이라면서도 “통상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시간차를 두고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예상보다 더디자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가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해서 물가를 잡는 것인데 수신 금리에 반영 안할거면 왜 올리냐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시기를 물어보는 고객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수신금리를 올리기는 하겠지만 타이밍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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