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스가 내 정보를 보험사에 돈 받고 토스했어요"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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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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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내 개인정보가 6만9000원에 팔린다는 사실을 알고서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설사 ‘제3자 정보 제공’ 동의란에 체크했더라도 말이다. 내 정보에 대한 권리가 무단으로 빼앗긴 느낌이 들어서다.
토스가 보험 상담을 원하는 고객을 보험설계사에게 매칭해 주는 조건으로 개인정보 한 건 당 6만9000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논란이 컸다. 토스 회원들은 회사가 충분한 고지 없이 개인 정보를 유료로 판매했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했다.
토스는 해당 서비스가 보험상담을 원하는 고객에 한해 명시적 동의를 거쳐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부수업무로써 데이터베이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 제공에 동의 받은 것과 그걸 돈 받고 파는 건 엄연히 다른 문제다. 토스는 개인 정보 제공을 동의 받는 과정에서 유료 판매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것이 개인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는 주요한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토스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고객이 보험 상담서비스 신청 동의 과정에서 ‘매칭된 설계사가 본인의 정보를 유료로 조회한다’는 사실을 명시하지 않아 발생된 것”이라며 “관련 문구를 동의 과정에 포함시켜 고객이 상담 신청 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토스가 문제가 된 부분을 개선하기로 한 데다가 금융당국에서도 법률 검토 끝에 크게 문제삼지 않기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다만 소비자들이 분노한 지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개인 정보 활용은 잘못이 아니다. 개인 정보 등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마이데이터 사업의 기본 취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보 주체인 소비자에게 데이터 이동과 절차, 활용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왜 정보 제공이 필요하고 누구에게 전달되며 내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가 투명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가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면서 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건강관리 등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을 모두 고려해서 마련된 제도다.
올해 1월 마이데이터사업이 시행되면서 업계는 장밋빛 전망을 꿈꿨다. 데이터를 활용한 무궁무진한 사업의 길이 열렸다고 본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만 인지했을뿐 개인정보 보호는 등한시했다.
그간 손쉽게 받아왔던 제3자 정보 제공 동의를 끼워넣은 보험설계사 유료 매칭 서비스가 등장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개인 정보 판매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깊게 고민하지 않은 결과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쇼핑·문화·금융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이름, 전화번호, 주소, 성별, 연령 등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 했지만 마케팅 도구로 활용됐을 뿐이다. 데이터 주권을 강조한 마이데이터 시대에도 여전히 그래야 한다면 안타깝고 화나는 일이다.
지난 14일 또다른 빅테크이자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의 목적은 정보 주체의 자기정보 결정권을 지키는 일에 있다”며 “정보 주체가 제공한 정보를 판매하는 형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의 논란을 의식해서 하는 빈말이 아니라 업계의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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