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우리 식탁 모습은 간편하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식탁 위 음식 모습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19 이후 일상의 변화와 함께 식탁 위 구성도 변하고 있다. 외식 같은 집밥, 간편하지만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을 선호하는 식문화가 자리 잡는 모양새다. 다만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식품 수급 및 식량안보 문제로 확대돼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비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9.1%에서 2021년 43.9%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 3월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초지 영향이다. 반면 가공·신선식품 구매액은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 구매액은 18만9400원에서 21만8700원, 신선식품 구매액은 15만6000원에서 19만5900원으로 낮아졌다.
올해의 식문화 트렌드 핵심 키워드로는 ▲간편성 ▲개인화 ▲지속가능성(ESG) 등이 꼽힌다.
롯데호텔이 출시한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 허브 양갈비 [자료=롯데호텔]
■ 집에서 간편히 즐기는 가정간편식(HMR)..개인화부터 고급화까지
거리두기로 외식 수요는 우선 줄었지만 코로나 초기와 장기화 이후 식문화는 다른 모습이다. 초기 식품 트렌드는 라면·만두·냉동식품 등 즉석조리식품 위주 수요가 몰렸다면 장기화 이후 건강 및 친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제대로 된 한 끼, 간편한 ‘집밥’이 강세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의 올해 식문화 트렌드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HMR를 긍정 평가하는 응답자는 71.9%, 그 이유로 조리 및 취식 간편성이 57.3%로 가장 높았다. 특히 밀키트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매 밀키트 시장은 2017년 20억원에서 2025년 72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집에서 조리하는 밀키트의 경우 직접 조리한다는 면에서 배달보다 위생 및 건강 등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다. 비교적 저렴한 수준에서 요리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밀키트 수요가 높아지자 1인·맞벌이 가구용 HMR부터 고급 레스토랑 요리를 표방하는 RMR까지 밀키트의 메뉴가 세분화하고 있다.
RMR은 HMR이 한 단계 진화한 간편식이다. 외식사와 식품·유통사 등이 합작해 외식 요리를 HMR형태로 출시하는 식이다. 고급·유명 레스토랑 요리도 집에서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 등 급식업체는 고객사와 협업해 RMR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고급 레스토랑이 입점한 롯데·신라 등 호텔업계도 RMR을 주목하고 있다.
돼지고기 대체육 콜드컷 볼로냐를 활용한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자료=신세계푸드]
■ 미래를 위한 먹거리 투자..친환경, 비건식·배양육·대체육이 되다
코로나 이후 기후와 환경, 동물권 등 ‘친환경’ 의식이 높아지자 미래 식품 연구개발 및 투자도 한창이다.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ESG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미래 식품은 비건 식품부터 대체육·배양육·친환경 조미소재·곤충 단백질 등이 대표적이다. 대체육은 식물성 재료를, 배양육을 소나 돼지·닭에서 세포를 추출해 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재현한 식품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올해 업무보고에 따르면 ‘먹거리 안전 국가책임제 고도화’의 핵심 과제 하나로 배양육이 선정됐다. 환경오염 등에 의해 기후위기·자연재해 등 문제가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친환경 미래 식품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환경에 의한 위기가 아니더라도 세계적인 식품 시장 상황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수급 불균형에 의한 물류대란과 러시아 침공 등 국가 안보, 이를 대비하기 위한 세계적인 식품 생산국의 수출 중단 조치가 잇따르면서 당장 ‘식량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 ‘비건’ 열풍은 지난해부터 뜨겁다. CJ제일제당·풀무원 등은 지난해 비건 만두를 선보였다. 라면업계는 비건 라면을 연이어 내놓았다. 롯데푸드·오뚜기·농심은 비건 식품 브랜드를 런칭했다. 농심과 풀무원은 비건 레스토랑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사업을 본격화해 대체육 브랜드도 런칭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친환경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사업을 시작하는 식품 기업이 늘고 올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완벽한 비건을 고집하는 수요는 소수일지라도 소신에 따라 요일별·강도별 선택적 비건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판단해 당분간 관련 제품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