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무너진 HDC현산..정몽규 회장, 축협회장 사퇴론 확산되나

송정은 기자 승인 2022.01.13 15:22 의견 0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건물 붕괴사고 참사가 일어난지 채 1년도 안돼 또 다시 광주에서 어처구니 없는 건설현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산은 건설현장의 기본룰인 안전수칙을 이번에도 지키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실종 근로자의 유가족, 광주 시민은 물론 일반 국민들과 정치권으로부터 공분을 자아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 11일 오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긴급조치로 전국 65개 전 현장의 공사작업이 일시 중지시키고 특별 안전 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자체 점검을 실시함과 동시에 안전·품질 내용을 확인하고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또 13일 오전 10시에는 A구간 타워크레인 해체 계획과 B구간 옹벽 안전관리 계획, C구간 슬라브 위 콘크리트 잔재 존치구간 작업 방법에 대한 브리핑 자료를 내고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HDC현산의 이런 후속조치에도 '사후약방문' 식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무엇보다도 1년 사이에 2건의 후진국형 참사를 일으킨 시공사라는 점에서 광주 지역에서는 퇴출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공사인 HDC현상을 "참 나쁜 기업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광주지역에서 진행 중인 공사 중지 명령은 물론 이후 광주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는 극약처방까지 고려 중이다"며 "HDC현산은 신뢰하기 어려운 참 나쁜 기업이다. HDC현산의 공사현장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고 (지난해 6월 학동 붕괴사고에 이어) 또 다시 사고를 일으킨 점에 대해 응징 차원에서 모든 공사를 중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주를 앞두고 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청 업체인 사용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해당 법 적용도 어려워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 직접 책임지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라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후폭풍은 정몽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대한축구협회로도 번질 기세다. 특히 올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고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열리는 한국 축구에게 의미있는 해이다. 부실 시공사 수장이라는 오명을 쓴 정 회장이 축협의 리더 자리를 계속 지키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정 회장은 현재 광주 화정동 사고현장을 찾아 사고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C현산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현재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현장을 찾아 실종자 소재 파악과 현장 수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사고처럼 정 회장이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힐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는 "현장수습이 먼저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광주시 소방본부와 서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47분에 발생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아파트 1개동의 외벽 붕괴로 인해 차량 20대가 파손되거나 매몰됐다.

현장 컨테이너 등에 갇혀있던 3명은 구조됐고 1층에서 잔해물을 맞은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장 작업자 6명은 13일 오전 현재까지 여전히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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