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세 둔화된 K-뷰티의 위기..아모레·LG생건, 엇갈리는 희비

산업통상자원부, 중국 점유율 1월 56%→ 8월 39%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및 디지털 채널 공략 강화
LG생활건강, 중국 시장 의존도 낮춘다..미국 보인카 인수

김제영 기자 승인 2021.10.13 16:08 | 최종 수정 2021.10.14 15:36 의견 0
화장품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가 중국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주춤하며 긴장하고 있다. 중국 자국 화장품인 C-뷰티의 급성장에 밀리는 추세가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화장품 소비국인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은 한해 농사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점유율은 지난 8월 39%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중국 수출비중이 56%를 달성한 이후 매달 소폭 감소하고 있다. 지난 7월 최하점인 37%로 떨어졌다가 약간 회복했으나 하락세는 여전한 상황이다.

중국에서 세력을 확장 중인 C-뷰티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6년 중국 내 한국 문화 금지령인 한한령 이후 중국 화장품 시장의 판도가 변화해온 결과다. 중국 특성상 자국에 대한 애국심이 깊은 데다 중국 내 젊은 세대의 지지기반도 튼튼하다. 최근에는 한국·일본 등 화장품을 모방 성장해 최근 기술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내 화장품 및 관련 산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C-뷰티는 더욱 든든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는 지난 1월 화장품 감독 및 관리 규정을 시행했다. 올해 총 12차례 관련 법안을 제정·개정해 자국 내 화장품 사업 유지 및 보호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 연예인 출연 광고 제재도 시작해 온라인 등 마케팅 방법에도 제약이 생겼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업계는 하반기 중국 온라인 대행사인 ‘광군제’를 앞두고 고심이 깊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 여파 이후 중국 내 보복소비가 폭발하며 국내 화장품 업체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광군제에서 5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2019년 대비 174% 신장했고 아모레퍼시픽은 100% 오른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K-뷰티의 약세가 뚜렷한 만큼 국내 기업들은 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부진에도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4.6%까지 성장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후’를 중심으로 럭셔리 화장품 및 고가 생활용품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의존도 낮추기에 나선다. 실적은 지켰으나 중국시장 내 불확실 성 및 실적 하락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지분 56.04%를 인수했다.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2027년까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받은 상태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뿐 아니라 유럽·아시아 권력 확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법인의 부진으로 실적 타격을 입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중국 매출 하락폭이 50%로 추정된다. 중저가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C-뷰티에 밀리면서 지난 2분기부터 온라인 매출 감소가 이어진 탓이다. 다만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기능성 브랜드 라네즈·마몽드의 양호한 성장으로 이번 광군제에 집중 공략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광군제는 모든 브랜드에서 중요한 행사인데 그중 중국 시장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는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중국 시장 공략에 관한 질문에는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럭셔리 브랜드 시장 강화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채널 공략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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