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배달앱 주문 시대..'플랫폼 입점' 활성화 가능할까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9.12 13:49 의견 0
화장품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로드샵 화장품도 배달·패션 플랫폼 입점 및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과 중국 등 관광객이 줄자 화장품 로드샵의 입지가 줄었다. 로드샵의 온라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추세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화장품 가맹점 수는 총 2876개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이전인 2018년에는 4372개였던 가맹점 수가 2년 만에 34%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화장품 가맹점 브랜드도 28개에서 18개로 10개 브랜드가 2년 사이에 문을 닫았다.

한때 로드샵을 꽉 잡았던 뷰티 브랜드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에이블씨앤씨 미샤의 전국 가맹점 수는 2018년 267개에서 지난해 160개로 2년 만에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는 291개에서 192개,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270개에서 77개로 감소했다.

이에 뷰티업계는 오프라인 직영 및 가맹사업의 확장보다 온라인 플랫폼의 전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선두주자는 CJ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 2018년 서울 지역에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비자가 올리브영 온라인 몰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3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올해는 뷰티업계에서도 이 같은 온라인 플랫폼 배달 서비스를 도입에 분주하다. 코로나 이후 더욱 불이 붙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사업 강화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는 직영점의 판로 전환뿐 아니라 가맹점과의 상생과도 관련 깊다. 기존 온라인 자사 몰과 배달·패션 플랫폼의 차이점은 배송이 아닌 ‘배달’이라는 점이다.

배달은 이동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 본사 발송 물량이 물류센터를 거치는 방식이 아닌 가맹점에서 출발한 가맹점 물량이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배달은 배달 수익이 전부 가맹점의 몫이다. 구조가 단순한 만큼 소요 시간도 짧다. 플랫폼을 통한 배달은 택배 배송보다 빠르다는 경쟁력을 가진다.

다만 해당 서비스에 대한 ‘활성화’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본사의 취지와 달리 소비자와 가맹점주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원인은 ‘배달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주문 시 택배 배송비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온라인 몰 대신 배달료를 내야 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화장품 온라인 주문을 애용하는 50대 A씨는 “화장품을 사용하다 부족하면 다 쓰기 전에 온라인 주문을 해놓기 때문에 빠르게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특히 기초라인의 경우 쓰던 제품을 온라인 몰에서 대량 구매하면 배송비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를 위한다고 하지만 소비자와 매장 사이에 온라인 플랫폼이 개입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는 온라인 서비스라는 의견이다. 또 배달료의 일정 부분을 배달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화장품 가맹점을 운영 중인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리따움 가맹점주 B씨는 “전체적인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가서 힘든데 온라인 플랫폼까지 활성화 되면 오프라인 손님까지 모두 빼앗길까봐 우려가 크다”면서 “가맹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 매장 운영 경비는 다 나가는 상황에서 배달료도 떼어주면 남는 게 없다”고 답했다.

본사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의 일환이자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해당 서비스 도입은 가맹점주의 선택에 달려있다. 오프라인 매장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지원 중의 하나라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 배달 서비스는 현재 활성화 해나가는 단계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가맹점의 배달료 부담은 음식 배달과 같은 구조이며 지점에서 배달하고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에 오프라인 판매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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