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블랙아웃”..CJ ENM, U+모바일tv 시청자는 안중에 없나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9.16 08:50 의견 0
[자료=CJ ENM]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콘텐츠 사용료'를 볼모로 3개월이 넘게 '소비자의 볼 권리'를 제한하는 CJ ENM의 고자세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12일 CJ ENM이 LG유플러스(이하 LGU+)와의 콘텐츠 사용료 갈등으로 인해 'U+모바일tv'에 tvN을 포함한 자사 10개 채널 실시간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을 결정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협상 타결이 미뤄지면서 블랙아웃으로 인한 U+모바일tv 이용자들의 불편은 계속 되고 있다.

CJ ENM은 지난 1월 LGU+측에 IPTV와 U+모바일tv에 대해 전년 대비 25% 이상의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다. 4월에는 IPTV와 U+모바일tv에 대한 별도 협상을 요구했으며 U+모바일tv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2.7배 인상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송출 중단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LGU+측은 3차례에 걸쳐 CJ ENM 측에 인상률을 제안했지만 결국 블랙아웃으로 이어졌다.

블랙아웃 결정 당시 통신업계에서는 플랫폼 사와 PP(콘텐츠사업자)사간 통상적 인상률이 10% 이내이기에 CJ ENM의 인상요구는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CJ ENM이 지난 6월 U+모바일tv에 CJ ENM 10개 채널 라이브 송출을 중단한 이후 9월 현재까지 CJ ENM 채널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만 U+모바일tv에서 제공되고 있다. [자료=U+모바일tv 앱 화면]

지난 2014년 U+모바일tv 출시 이후 지금까지 이용 중이라는 천모 씨는 "tvN 방송들을 퇴근길에 U+모바일tv로 즐겨 시청해 왔다"며 "처음 실시간 중단이 됐을 때는 불편하지만 곧 재개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중단기간이 길어지면서 불만이 많이 쌓인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콘텐츠 제 값 받기라는 취지에는 공감을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라면 소비자들의 불편은 아예 고려대상조차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CJ ENM 측은 블랙아웃 결정 당시 콘텐츠 대가로 받아온 금액 자체가 적어 인상률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CJ ENM은 U+모바일tv에 대한 블랙아웃 이후에 KT의 OTT서비스인 '시즌(seezn)'을 상대로도 전년 대비 1000%의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시즌에 대해서 블랙아웃 결정은 없었지만 콘텐츠 사용료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를 놓고 KT의 구현모 대표도 지난 6월 말 과기부 장관과 이통3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이전기자들에게 "상식적으로 봤을 때 요구하는 인상률이 전년 대비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CJ ENM이 자사의 OTT서비스 '티빙(TVING)'을 염두에 두고 이통사 OTT서비스에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과도한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티빙은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조사한 올해 7월 한달 간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및 iOS기반 스마트폰 앱 사용자 추정치 표본 조사에서 2위인 웨이브(319만명)을 바짝 추격하는 3위(278만명)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CJ ENM 관계자는 이에 대해 "티빙은 CJ ENM과 별개의 독립법인으로 CJ ENM도 티빙에 콘텐츠 공급 계약 협상을 따로 진행한다"며 “티빙의 성장과 U+모바일tv 블아웃을 연결시키는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CJ ENM이 이통사의 OTT가 지급해야할 콘텐츠 사용료에 대해서 고자세를 유지하는 반면 IPTV와의 협상은 서두르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SK브로드밴드(이하 SKB)는 CJ ENM이 KT와 LGU+의 OTT서비스에 대해 요구하는 콘텐츠 사용료에 비해 낮은 인상률로 콘텐츠 사용료 계약 체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정부와 유료방송 업계가 공동으로 작업 중인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적용 전에 계약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CJ ENM이 OTT서비스에 대해서는 콘텐츠 사용료 관련해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SKB의 경우 모회사인 SKT의 OTT서비스인 웨이브가 애초에 지상파 3사 중심으로 송출하고 CJ ENM 채널을 송출하지 않는 서비스기 때문에 다소 자유로운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실이 주최한 '유료방송 시장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 세미나에서 김혁 SKB 미디어플랫폼 본부장은 "CJ ENM이 요구하는대로 25%를 인상했다면 계약은 벌써 끝났을 것"이라며 사실상 더 낮은 인상률을 토대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OTT서비스의 콘텐츠 사용료 협상과 관련해 양 측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KT 관계자는 "CJ ENM과 시즌의 콘텐츠 사용료 관련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며 "원만한 협상을 위해 양 측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LGU+관계자는 "CJ ENM과의 원만한 협상을 위해 수차례 요청했다"며 "CJ ENM 측은 당사가 내부 가입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납득 불가능한 논리로 끝내 거절했다'고 말했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 사용료 인상 관련해 현 단계에서 특별히 변경된 것은 없다"며 "CJ ENM의 콘텐츠를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이통사측과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