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랫폼 규제 쇼크..카카오페이, 알고도 대처 미흡
금융당국,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고수
카카오페이 등 규제 예견하고도 대처 미흡
지난달 P2P 서비스 중단..금소법 적용 선례
“중개업 라이선스 취득 어려워..법 개정 필요”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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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11:30 | 최종 수정 2021.09.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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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당국의 플랫폼 서비스 규제가 논란이다. 금융당국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고수해온 만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인데도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 업체들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및 핀테크 업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7일 발표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지침의 취지 및 내용을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금융당국은 지침 내용이 금소법 시행 전후로 여러 차례 현장에 알려왔던 금소법상 ‘중개행위’ 해당여부 판단 기준을 사례로 좀 더 구체화했을 뿐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금융당국이 이날 밝힌 중개행위 해당여부 판단기준 관련 경과를 살펴보면 금융위는 금소법 시행 전후인 지난 2월, 3월, 6월 등 수차례에 걸쳐 지침을 제공했다. 금소법 시행 이후 이례적으로 6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한 것도 업체들의 중개업 등록 등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카카오페이의 온라인연계투자상품(P2P) 서비스가 금소법을 위반할 우려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P2P 서비스의 경우도 카카오페이가 중개업 라이선스 없이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 체결 후 수수료를 취득한 점이 문제가 됐다. 현재 규제가 예고된 투자·보험 서비스와 거의 유사한 이유에서다.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의 판단을 받아들여 P2P 투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앞서 올해 초 토스와 핀크도 같은 이유로 P2P 투자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따라서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 업체는 투자·보험 등 다른 플랫폼 서비스에도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P2P 서비스와 달리 투자·보험 서비스의 경우 자회사를 통해 관련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플랫폼 주체가 라이선스 없이 금융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구조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중개업 라이선스 취득이 부담되다 보니 금융당국을 설득해 현재 서비스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이 원칙을 고수하면서 패착이 됐다.
이에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따라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실시해 왔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대출 서비스의 경우 기존에 혁신사업자로 선정돼 제공해 왔다가 금소법 시행 이후 지난 7월 판매대리중개업자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펀드 투자 서비스의 경우도 기존에는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펀드에 애칭을 붙여서 제공해 왔지만 현재는 원래 펀드 명칭이 노출되도록 수정한 상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이번 지도 사항에 대해서 금소법 계도 기간 내에 금융당국의 우려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금융상품 판매 대리·중개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한다. 현행 보험업법 상에서는 전자금융업자나 마이데이터사업자들이 보험중개 라이선스를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투자권유대행업의 경우도 자본시장법상 법인에는 부여되지 않고 개인에게만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법인에 투자 권유 대행업을 허용해 주는 방안은 검토한 적 없다”며 “투자성 상품은 불완전판매 위험과 금융시장에서 필요성을 충분히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은 다만 보험의 경우 금융플랫폼이 라이선스 등록이 가능하도록 앞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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