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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MM 노사 극적 타결, 다행이면서도 아쉬움 남는 마무리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9.03 14:44 의견 0
오수진 산업부 기자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HMM 임단협이 마무리됐다. 가장 크게 우려됐던 물류대란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면서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번에 밝혀진 HMM 노조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생각한다면 수정된 인상안 또한 부족한 감이 있다. 올해 초 한국해운의 재건과 수출입기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노조가 한발 양보했던 상황도 겹쳐 보인다.

합의 내용은 ▲임금인상 7.9% ▲격려금 및 생산성 장려금 650% ▲복지 개선 평균 약 2.7% 등이다. 이렇게 지난 6월 18일부터 시작된 임금협상 교섭은 77일 만에 마무리됐다.

이전 사측은 임금 8% 인상과 500% 성과급을 제시했으며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1200% 성과급 인상을 요구해왔다.

HMM은 이번 임금협상이 타결되자 HMM의 경영정상화와 임금협상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 적극 지원했다던 정부 및 채권단에 감사 인사를 올렸다. 덕분에 작년 2만4000TEU급 세계 초대형선 등 총 20척의 초대형선 확보와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을 할 수 있었단 것이다. HMM은 임금 협상 장기화로 인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경쟁력을 제고하고 합리적 성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사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하고 성과급 제도 및 3년간의 임금조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TF에서 도출한 방안에 노사가 합의할 경우 3년 동안의 임금 단체 협상을 갈음하기로 해 앞으로 협력적인 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HMM 노사가 시끄러웠을 당시 방관하고 있던 채권단 산업은행은 사태가 마무리되자 “구조조정 과정 중 낮아진 임금수준에 대한 보상방안을 협의해 현재 영업실적은 물론 미래 변동성까지 동시에 고려한 합의”라며 “코로나19 등으로 국가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HMM이 국적 원양선사로서 제 역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HMM 노사갈등으로 인해 선원들의 열악한 환경은 널리 알려졌다. 초과근무는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배에서 내릴 수 없게되자 배타는 기간이 6~8개월 심하게는 1년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선원들은 가족을 만날 수 없는 상황까지 닥쳤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1년 넘게 배에 갇혀 가정도 못지키면서 아이들이 '아빠 없는 아이'라고 놀림 받고 배우자는 과부라고 손가락질 받다 이혼하고,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내는 무의미하다”고 개탄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없다. 허락된 데이터 용량은 한 달 4기가뿐이기 때문이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젊은 해기사들 같은 경우 임금 인상보다 더 관심 있는 부분이 아마 선박 인터넷일 것”이라며 “(임원들은) 선원들이 인터넷을 하면 잠을 안자기 때문에 선박 안전에 위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돈을 주고 구매해야한다. 가격은 1기가에 5만원이다. 이후 사측은 임금인상 대신 데이터 1기가를 늘려주면서 임금 5만원을 올려준 것으로 계산했다고 한다. 한 선원은 “이러한 발상은 선원을 부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 역시 지난번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노조가 양보했다. 다만 파업의 불씨가 온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김진만 육상노조 위원장은 임단협 타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안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물류 대란 등을 고려해 대승적 차원에서 많이 양보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금 정상화가 지켜지지 않으면 다시 투쟁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번 합의안 타결이 완전한 타결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조가 또 다시 개인이 아닌 사측과 국가를 위해 물러선 만큼 사측과 채권단은 그 어느 때보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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