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어 닥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바람이 증권사 모습을 바꾸고 있다. 보고서 발간부터 사회 공헌 활동, 조직개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남은 하반기 이들의 화두도 여전히 ‘ESG 경영’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ESG 활동과 관련된 움직임을 보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투자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22일) ESG 경영 이행과 2020년 재무적 성과를 담은 ‘2021 통합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한 'G.R.O.W.T.H.'(Globalization, Risk Management, Opportunity, Wealth Management, Technology, High Quality) 전략을 바탕으로 ESG 경영 강화와 관련된 지난해 성과가 담겨있다.
보고서 목차에는 미래에셋증권의 ESG 경영 전략, ESG 성과, 지배구조, 재무리뷰, ESG 활동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도 인사말에 ESG 경영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ESG가 회사의 방향성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최 대표는 보고서 인사말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재무적 리스크와 함께 ESG 경영에 기반한 비재무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식별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업계 최초 ‘환경·사회 정책 선언문(Environmental &Social Policy Statement)’을 제정해 모든 투자 및 자문 영역에 걸쳐 적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금융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개척한다’라는 ESG 경영미션을 바탕으로 건강한 사회 환경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도 같은 날 소비자보호·IB(투자은행)그룹 통합에 관련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상품감리팀’을 ‘소비자리스크관리팀’으로 변경하고 이사회 산하에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소비자보호총괄(CCO) 및 소비자리스크관리총괄(CCRO)에 성평기 전 법무팀장을 상무로 선임했다.
성 상무는 1973년생으로 2018년 부서장으로 승진한지 3년 만에 상무로 선임됐다. 1974년생인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를 제외하면 사내 임원 중 나이가 가장 적다. 업계는 이번 파격적 승진이 이 대표의 ‘실력주의에 기반한 인재 중용’ 성격이 잘 드러난 인사라고 평한다.
다른 증권사들도 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1일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서울 영등포 쪽박촌 거주민과 노숙인들에게 삼계탕 나눔행사를 진행했고 한화투자증권도 12일 사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2일 독거노인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서울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에 삼계탕과 방충용품을 기부했다.
증권사 대표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최근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와 김신 SK증권 사장은 ‘일상 속 플라스틱 줄이기’와 '친환경 제품 실천'을 다짐하며 관련 문구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렸다.
당시 김신 SK증권 사장은 “구성원의 자발적인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장려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사회적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ESG 경영 실천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ESG에 대한 금융업 전체의 관심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최근 증권사들이 ESG 채권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며 앞으로도 ESG 경영과 관련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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