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1주년/사랑받는 올드브랜드④] 국민 ‘깡’ 새우깡.. “손이 가요. 손이 가~”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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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6 14:32 | 최종 수정 2021.05.0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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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새우깡은 1971년부터 반세기 넘도록 사랑 받아온 ‘국민스낵’이다. 지난해 가수 비의 곡 ‘깡’ 열풍과 함께 떠오른 스낵은 단연 ‘새우깡’이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88년 제작된 CM송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새우깡은 현재까지 연간 약 700억원의 매출과 누적판매량 81억개를 돌파했다.
■ 새우깡, 최초의 스낵에서 국민 ‘깡’이 되기까지
농심 최초의 사업은 라면이었다. 1965년 설립 후 5년간 치열한 라면 경쟁을 펼쳤다. 회사 사정이 힘들어지던 1970년 소고기라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회사 사정이 좋아지자 농심은 ‘스낵’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이후 라면이 아닌 ‘스낵’으로 큰 인기를 끌며 성장을 꾀했다. 새우깡은 농심 최초의 스낵이자 국내 최초의 스낵이었다.
새우깡이 출시된 1971년 당시 제과업체들은 주로 비스킷이나 건빵을 생산했다. 스낵 형식의 과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백지상태에서 새우깡을 개발하기 위해 농심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1년간 개발에 사용된 밀가루 양이 4.5톤 트럭 80여대 분에 이를 정도였다. 당시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식감을 위해 수없이 만들고 태우고 실험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새우깡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첫해 20만6000천 박스를 생산하고 이듬해 20배 증가한 425만 박스를 생산했다. 당시 새우깡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이었다. 대방동 농심 공장으로 지방에서 트럭을 가지고 온 장사진부터 선금을 들고 찾아오는 도소매점주들까지 줄을 이었다. 서울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새우깡의 인기는 전국적으로 높아졌다. 농심은 새우깡의 히트로 위기를 벗고 성장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최근 새우깡은 가수 비의 곡 ‘깡’ 열풍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성장했다. 가수 비를 모델로 한 새우깡 광고는 유튜브에서 공개 한달 만에 조회수 270만 건을 돌파했다. 비와 새우깡의 콜라보는 소비자들에게도 반응이 뜨거웠다. 새우깡의 인기로 농심 깡 스낵 시리즈 전체 매출이 상승했다. 농심의 깡 시리즈는 새우깡을 시작으로 감자깡·양파깡·고구마깡에 지난해 출시된 옥수수깡을 더한 5종이다. 깡 시리즈는 지난해 매출액 합이 최초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 새우깡에 숨은 비밀들..맛과 식감 그리고 네이밍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은 ‘영양’을 우선시한 스낵을 떠올렸다. 이런 점에서 새우는 안성맞춤 주원료였다. 새우는 맛과 칼슘이 풍부하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많이 잡혀 안정적인 원료 수급도 가능하다. 고소하고 짭짤한 맛으로 질리지 않고 유행도 타지 않는 스낵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개발 콘셉트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소한 새우소금구이 맛에서 착안했다.
실제로 새우깡 한 봉지(90g)에는 생새우 4~5마리가 들어간다. 실제 새우를 통으로 갈아 넣어 새우의 맛과 향을 극대화했다. 새우깡의 풍미는 생새우에서 온 것이다. 또 새우소금구이 맛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소금에 굽는 방식으로 새우깡을 만들었다. 기름지지 않고 적당한 부피감에 바삭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농심 만의 새우깡 제조 공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새우깡이라는 브랜드명도 신춘호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신 회장의 어린 딸이 ‘아리랑’을 ‘아리깡’으로 잘못 발음한 데서 착안했다. 아리깡에서 깡을 떼어 새우에 붙여 ‘새우깡’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새우깡이라는 브랜드명은 스낵명으로도 잘 어울리고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적당해 일석이조였다. 새우깡이 유명세를 탄 후 농심은 깡 시리즈를 차례로 출시했다. 타사에서도 ‘깡’을 원용하기도 하며 현재 ‘깡’은 스낵을 대표하는 명사가 됐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이 오래도록 사랑 받는 이유는 ‘젊음’을 유지하기 때문”이라며 “깡 열풍이 불 때 비를 모델로 발탁하고 새우깡 챌린지 광고를 기획하는 등 옛날부터 당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하며 지금까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마케팅을 전개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만큼 출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돼 국민스낵이자 국민 먹거리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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