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을 전문적으로 대리하는 고형석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의 칼럼 '남자의 이혼'이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법무법인 센트로 고형석 변호사 (자료=한국정경신문)
[법무법인 센트로=고형석 변호사] 결혼이 계약이라고?
계약이란 용어는 우리 삶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계약’을 법률적인 측면에서 정의하자면 2명 이상의 당사자 사이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한 법률행위로 그 효과가 교환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므로 만일 결혼을 계약에 빗댄다면 2명의 남녀가 결혼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그 효과로서 한 쌍의 부부가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무슨 어려운 소리냐, 결혼을 계약에 비교하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녀가 사랑, 학력, 재력, 부동산 등 그 밖의 조건들을 두루 고려하여 결혼을 결심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만큼 고심하여 내리는 계약도 없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세상 모든 부부가 불행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혼 초기부터 또는 결혼생활이 진행되면서 불공정하고 불행한 상황에 처한 남자들의 보편적인 상황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처음부터 남자에게 불공정하게 시작할 수 있는데, 모두가 그렇게 한다는 불행한 결혼이라는 계약.
남자와 여자는 서로 모은 돈과 사회적인 위치를 고려하여 나름 대등하다고 보는 관계에서 결혼이라는 계약을 체결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계약에 자문을 해주는 고문들(아마도 각자의 부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이 존재한다.
결혼이라는 계약을 진행하면서 보통 남자가 계약체결을 위하여 집을 마련해 온다던가 하는 이유로 초기 혼인 예산에서 약 70%를 부담한다(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으나 아직은 남자가 집을 마련하느라 큰 돈을 들인다). 경우에 따라서 상대방의 재산 30%가 채무, 즉 빚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막상 부부라는 관계가 성립되면 권리와 의무는 공정하게 50:50이라고들 한다.
결혼이라는 계약은 그 반대급부마저도 불공정할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고, 신혼기간 중 부부 사이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는 것의 대표적인 예가 ‘자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자녀에 대하여 남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보통 10%이고, 주로 여자가 90%에 가까운 권한을 행사한다.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자녀가 성인에 이를 때까지 자녀 생활 전반을 좌지우지 하며 깊은 유착관계를 맺는 것은 결혼생활 초기에 70%의 투자를 한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것이 보통이다.
한편 여자 혼자만이 아니라, 여자의 고문, 즉 장모도 이런저런 간섭을 하면서 결혼이라는 계약은 더더욱 불공정하게만 흘러가는데, 만일 남자가 이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항의를 하면 그 남자는 세상 쪼잔한 남자가 될 수도 있고, 장모에게 불손한 막돼먹은 사위로 치부되기까지 한다.
이혼을 통하여 결혼이라는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황에 따라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혼을 하는 사유는 너무도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여러 이유가 존재하여 초기 혼인 예산에서 약 70%를 부담하여 결혼이라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런저런 고생만 하다가 아무래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낀 남자가 이 결혼이라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기 위하여 이혼을 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결혼 계약의 해제, 즉 이혼에도 잘못하면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자에게 이런저런 잘못이 있고, 가정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결혼 계약이라는 것을 해제 하려면 재산분할이라고 불리는 결코 작지 않은 위약금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을 시작할 당시 70%의 기여를 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남자가 70%의 기여를 했는지 자꾸만 의심을 하고, 재판의 경과에 따라 그 70%를 온전히 돌려받는다는 보장, 즉 원금회수가 불명확하다. 결혼과 배우자의 선택은 보장성 보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자녀에게 엄마라는 존재를 지우게 할 수 없어서 양육권을 엄마에게 양보할 경우에는 이혼을 통하여 결혼이라는 계약을 해제했음에도 계속하여 양육비 지급의무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계속 부담이 남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것은 빨리 정리해버리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혼을 하게 되면 그 뒤에는 돌아봐도 크게 미련 남는게 없다는 것이 이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만들어온 여러 좋고 나쁜 기억 들이 이혼을 할지 말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인데, 오히려 상대방의 경우 이혼을 결심한 당사자 보다 이미 오래 전 결혼생활에 애착을 모두 버렸을 수 있고 이혼을 기다려 왔을 수가 있어서 갈등한 사람을 허망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필자는 결혼도 계약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해제 내지 해지의 방법으로 이혼을 진행할 때 가장이었던 남자는 예상보다 많은 부담을 지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것 모두 따지다가는 결국 계속해서 불공정한 계약이었던 결혼을 유지하게 되고, 결혼기간이 길어질수록 미뤄두었던 이혼이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더 어려운 상황으로 서로가 불행해 지기 전에 빨리 결혼이라는 계약을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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