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AI 대전환 시대는 KB금융에 새로운 기회다. 지나간 10년보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며 반걸음 빠른 혁신만이 불확실성 시대를 돌파할 해법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생존과 시장 리더십 유지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양 회장은 2030년까지 ‘넘버원(No.1)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AI 기반 금융 혁신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AI 기반 금융 혁신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기술 기반 구축’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초개인화 금융,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 임베디드 금융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조직의 틀부터 깼다. 기존 조직을 AI·디지털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그 아래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했다.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강력한 컨트롤타워의 구축이다. 또한 금융 AI 기술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했다. 본격적인 생성형 AI 비즈니스 전략 추진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KB금융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인 ‘디지털 혁신 추진 중장기 로드맵’도 마련했다. 단기(2025년), 중기(2026~2029년), 장기(2030년 이후)로 나눠 단계별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 추진과제를 세부적으로 세웠다. 신기술 기반 디지털 인프라를 단계적 구축해 2030년에는 초개인화된 디지털 금융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회장의 디지털 리더십이 만들어낸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금융권 최초의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AI 포털’이다. 이는 단기 추진과제의 핵심 결과물이기도 하다.
KB GenAI 포털은 AI 에이전트(Agent)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특히 IT 개발자가 아닌 현업 직원도 직접 코딩 없이(No-Code, Low-Code)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금융은 이 포털을 통해 PB·기업RM·금융상담 등 17개 주요 업무영역에 9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AI를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양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양종희 회장의 디지털 리더십은 현장 소통과 글로벌 트렌드 탐색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지난 6월 데이터·AI 분야 임직원 100여 명이 모인 ‘그룹 데이터 혁신 세미나’에 직접 참여했다. 양 회장은 “현장과 고객 목소리를 중심에 두고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무진들을 격려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5’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SKT, KT, LGU+ 등 국내 통신사는 물론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부스를 찾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에이전트 등 최신 기술 동향을 꼼꼼히 살피며 그룹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다.
양종희 회장의 디지털 전략은 이미 정량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KB금융의 그룹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금융지주 최초로 3000만명을 돌파하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3103만명을 기록하며 2위 신한금융그룹(2724만명)과의 격차를 379만명으로 벌렸다. 올 1분기에는 그 격차를 536만명까지 확대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이러한 성과는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한 슈퍼앱 전략의 성공과 KB페이(카드), M-able(증권) 등 계열사 플랫폼의 균형 잡힌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이는 양 회장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략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고객 경험 개선과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 회장은 올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고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고객들의 삶 속에 KB가 항상 나타나 도움을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고객 중심의 영업 방식, 고객 관리 체계, 상품 및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의 구조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