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중부지역 통합 발전공기업의 수장을 놓고 한국중부발전과 한국서부발전의 기싸움이 예고됐다. 이영조 중부발전 사장과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모두 한국전력공사 출신으로 관련 분야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경영 능력도 최근 평가에서 비슷한 수준이라 결국 정부가 강조하는 '산업재해 관리 능력'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산업재해 대책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내 발전 5개사를 중부와 남부로 묶는 통폐합을 고려 중이다. 중부 통합 발전사는 중부발전과 서부발전이 합쳐지게 되고 남부는 동서발전과 남부발전, 남동발전이 합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누가 통합 발전사를 이끌지가 관심인데, 업계에선 새로운 인물이 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중부지역의 경우 각 수장의 공통점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영조 사장과 이정복 사장이 모두 한국전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지난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나란히 B등급(양호)을 받았다. 또 두 기관장 모두 지난해 9월 임기를 시작했다.

경영능력과 전문성 등으로는 우월을 가리기 어렵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강조하는 산업재해 관리 여부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산업재해 발생 건수를 보면 서부발전 36건(36명), 중부발전 32건(35명) 이다. 사망자수는 중부발전 2명, 서부발전 1명이다.

사망자 측면에서는 서부발전이 다소 양호해 보이지만 지난 6월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전KPS 하청 노동자가 작업 도중 감전돼 숨진 사고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시 사고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처음으로 중대재해 관련 공식 발언을 냈고 사고 발생 직후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장을 직접 찾아 유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만큼 서부발전에 대한 평판에 금이 간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중부 통합 수장으로 새로운 인물이 검토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중부발전 사장을 통합 수장으로 앉히기에는 통계상 서부발전보다 나은 점이 없다는 설명이다. 새 인물을 고려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의 난이도 등을 고려하면 두 발전사 모두 안전 관리를 잘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다른 게 현실"이라며 "두 발전사 사장 모두 이전 정부 인사라는 점에서 안전 관리 명분으로 새로운 인물이 검토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