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이 적자 기로에 놓였다. 보험료가 4년간 인하된 반면 부품비와 치료비는 증가했고 집중호우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계절적 요인 고려 시 자차보험 손익은 하반기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대중교통 이용·안전장치 할인 특약을 선보이면서 사고율 감소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국내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총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9% 급감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 대중교통 할인 특약과 안전장치 할인 특약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는 보장을 통해 사고율과 손실을 낮추려는 시도 중 하나로 풀이된다. 최근 손보업계의 자차보험이 적자 전환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총손익은 3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이 중 자동차부문의 보험손익은 302억원으로 같은 기간 90.9% 급감했다. 특히 손해율이 3.1%포인트 상승했다. 이로 인해 합산비율까지 99.7%로 오르면서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사보험 실적은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게 됐다.
실적 후퇴의 핵심 원인으로는 누적된 보험료 인하 부담이 꼽힌다. 손보사들은 상생금융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4년간 보험료를 계속해서 인하해 왔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비와 병원 치료비 등이 상승한 점도 손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하반기 자차보험의 손익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는 7월 발생한 대규모 집중호우 관련 손해액만 해도 3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명절 연휴 기간 교통량 증가와 빙판길·폭설 등 계절적 요인 고려 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합산비율이 99.7%인 만큼 하반기에는 100%를 넘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이는 자동차보험이 적자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차보험에서의 추가 손실을 막고자 손보사들은 할인 특약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중이다.
대중교통 할인 특약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KB손해보험이다. 2017년에 특약을 처음 선보여 대중교통 이용액이 3개월 간 7만원 이상일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역시 올해부터 관련 특약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지난달부터 본인 명의의 교통카드로 3개월간 50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9% 할인해 주는 특약을 자동차보험에 추가했다.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 할인 특약도 확대하는 추세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후·측방 충돌방지 장치’ 할인을 신설했다. 장치를 장착한 차량에 대해선 인명 피해 보장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8% 할인해 주는 특약이다. 후·측방 충돌방지 장치는 차량 사각지대에 있는 물체를 감지한 후 경고하거나 충돌 위험시 스스로 제동하는 시스템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개별사들이 특약을 통해 자차보험 손실 확대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경상환자의 치료기간을 8주로 규정하는 부정수급 방지 개선안까지 도입된다면 전체적인 손실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