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오는 19일 입찰 마감을 앞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의 마지막 노른자로 꼽히는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입찰을 두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이 예고됐다.
특히 시공능력 1위로 평가되는 삼성물산의 탄탄한 무게감과 사장이 직접 나서며 진심의 리더십을 보여준 대우건설의 치열한 수싸움이 관련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6일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보증금 중 현금 150억원을 납부했다고 17일 밝혔다.
입찰 마감까지 사흘이나 남은 상황에서 현금을 조기 납부한 것으로 수주에 진심을 담아냈다는 평가다. 입찰 공고를 보면 참여 업체는 입찰마감까지 입찰보증금 300억원(현금 150억원 ·이행보증증권 15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디자인 설계사로 꼽히는 아르카디스와 협업을 통한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할 계획도 내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초기부터 지지를 보내준 조합원들께 보답하겠다"며 "개포의 정점에 서는 최고의 주거공간을 위한 특별한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가운데)이 개포우성7차 단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에 앞서 출사표를 던지고 김보현 사장이 수주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5일 김 사장은 개포우성7차 현장을 직접 찾아 조합원들의 입주 때까지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김 사장은 "개포우성7차가 강남 재건축사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우가 하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이익보다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세계적인 건축 거장인 장 미셀 빌모트와 협업을 준비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과 비교해 다소 조용하게 한방을 준비 중이다.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에 보다 무게를 둔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 자사 고급 브랜드 '오티에르'를 해당 부지에 처음 적용하는 등 두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주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뚜렷한 입장은 없지만 지난 4월 관련 현장설명회에 GS건설과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진흥기업, 금호건설, 효성중공업 등도 참석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경쟁사가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입찰 마감인 19일 참여 건설사가 확정되면 이들이 내놓을 차별화된 조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설사 사장이 직접 나서는 등 자존심이 걸린 경쟁으로 판이 커진 상황에서 예고편을 넘어 본편에서의 강력한 한방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 마감일 더 좋은 조건을 담은 내용을 발표·준비중인 건설사도 있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히든카드를 꺼낼 계획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분위기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지만 포스코이앤씨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결국엔 더 큰 한방이 무엇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으로도 최상의 조건으로 평가되지만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개포우성7차는 1987년에 준공해 올해 38년차를 맞은 단지다. 전용면적 68~84㎡ 802가구로 이뤄져 있고 용적률이 157%로 낮은 편이라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로 평가받는다. 단지 인근에 영희초와 중동중·고,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삼성서울병원 등이 위치해 교육과 교통·의료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핵심 입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