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막바지 레이스에 들어갔다. 금융당국과 지배구조 선진화에 공을 들여온 만큼 어느 때보다 차기 회장 경영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정작 최종 후보군 선정 과정에서 외부후보자를 비공개로 하면서 투명성 퇴보 논란을 자초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본사 (사진=각사)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은 이르면 이날 오전 중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이달 중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다만 외부 후보가 비공개돼 금융권 안팎에서 깜깜이 인선이 내부 승계 편향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 평가를 배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진옥동 현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외부 후보 1명 등 총 4명을 압축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역시 임종룡 현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외부 후보 2명을 포함한 4명의 후보군을 확정했다.
두 지주사 모두 외부 후보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 사유로는 후보자 본인의 요청과 개인정보보호가 제시됐다.
각 지주사는 명단 비공개와 별개로 공정한 평가를 위한 절차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후보자가 현직인 경우 평판 관리를 위해 본인이 비공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명단 공개 여부와는 상관없이 경영승계 절차를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비공개 결정은 과거 사례와 대비된다. 그간 금융지주들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외부 후보 명단을 공개해 시장의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023년 숏리스트 발표 당시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을 외부 후보로 공개했다. 롱리스트 명단 발표 당시에는 비공개였다가 최종 후보군 명단에서는 공개했다. 신한금융도 2022년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을 올린바 있다. 우리금융도 현 임종룡 회장이 2023년 외부 후보 명단에 포함되면서 급부상한 경우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TF(태스크 포스)를 가동하며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강조해 온 상황에서 외부 후보 비공개가 투명성 후퇴로 비칠 수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 깜깜이 인선이 내부 승계 편향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 평가를 배제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하면 지배구조에 우려가 생긴다”며 투명한 관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