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하며 유럽 지역 해외건설 수주가 작년보다 3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 위주였던 해외수주가 유럽 등으로 확대되는 모습에 건설업계도 들뜬 모습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하반기 신재생 분야 수주를 위한 적극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조감도 (사진=연합뉴스·한국수력원자력)
23일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8월 말 기준) 유럽 수주 계약금액은 198억75만 달러(27조5626억원)에 달한다. 작년 같은기간 5억4364만 달러(7560억원) 대비 3542% 증가한 규모다.
뿐만 아니다. 아시아 수주도 47억943만 달러로 1년 전(28억3472만 달러)보다 66% 늘었고 태평양·북미시장도 같은 기간 26억2804만 달러에서 38억8920만 달러로 48% 증가했다. 아프리카도 1억6995만 달러(2365억70000만원)에서 5억8936만 달러(8200억원)로 246% 확대됐다.
중동 시장에 머물렀던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지구촌 전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 시장이 대폭 확대된 배경은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일명 '팀코리아'로 뭉친 효과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유럽 수주 금액 대부분이 체코전력공사가 발주한 '체코 원전'인데 팀코리아는 긴밀한 협업을 통해 경쟁자인 프랑스를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당시 글로벌 원전 시장의 최강자인 프랑스의 수주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팀코리아는 우수한 설계 능력과 빠른 시공, 합리적 비용 등을 통해 국내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성과로 국내 건설사들의 유럽 시장 진출이 가속화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물론 이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에 원전 1기 수출마다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 및 로열티를 제공하고 유럽 등 선진 시장 독자 진출을 포기하는 등의 합의문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공정 합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글로벌 진출 확대와 국내 건설사의 경쟁력 입증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체코원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떠나 국내 원전이 프랑스와 같은 수준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가격과 속도에서 월등한 장점이 있는 국내 건설사 입장에선 분명한 호재이고 수주 시장이 더 커진 셈이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대우건설 외 다른 건설사들도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해외 수주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들어 현재(8월 말 기준) 50억3497만 달러(7조86억8000만원)의 수주를 기록해 1년 전 4억7704만 달러(664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고 포스코이앤씨도 같은 기간 7173만 달러(998억원)에서 8억1019만 달러(1조1277억원)로 대폭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올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 인프라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태양광, 그린수소 등 신재생 분야에서 성과를 가시화 할 것"이라고 하반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역대급 수주를 기록한 삼성이앤에이(E&A)는 현재 19억69만 달러(2조6460억원)로 1년 전 60억915만 달러(8조3647원) 대비 대폭 축소됐다. 현대엔지니어링(ENG)과 GS건설 등도 현재까진 조용한 모습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수주는 규모가 크다보니 수주 한번으로 역대급 실적이 나기도 한다"면서 "하반기 수주를 노리는 건설사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올해 역대급 기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