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재무성과를 넘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기반을 구축한 점이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진 회장이 추진해 온 AX(인공지능 전환), 생산적 금융 확대, 주주가치 창출 등 중장기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는다.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 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진 회장의 그간 재무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룹의 미래 경쟁력 기반을 구축한 점을 더 높이 샀다.
회추위는 “재무적 성과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며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 단계 격상시킨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함으로써 내실경영을 강화한 점 등이 회추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취임 이후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미래먹거리 발굴에 주력해 왔다. 업계에 앞서 AI를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조직 전 영역에서 AI 활용을 넓혔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AX(AI 전환)-점화(Ignition)’를 주제로 경영포럼을 개최했다. AX 실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글로벌 손익은 7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했다. SBJ은행과 신한베트남파이낸스 등 해외 자회사 성과 개선이 뒷받침했다.
진 회장의 ‘미래 비전’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인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에 집약돼 있다. 신한금융은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 주식 수를 4억5000만 주로 축소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진 회장 취임 당시 3만7700원이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7만8700원까지 109%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40조원에 근접했다.
진 회장은 2기 경영 철학의 핵심으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일류 신한’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받는 기업만이 오래갈 수 있고, 앞으로 3년 역시 신뢰를 가장 큰 축으로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말 제시한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전환 프로젝트에도 힘이 실린다.
진 회장은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 자본시장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며 변화의 흐름을 짚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우리 증권사·자본시장 계열사들이 이 정책을 충분히 소화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라며 “신한금융도 자본시장 역량에 더 포커스(초점)를 맞춰 정부 정책이 실효성 있게 실행되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