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을 3대 주주로 맞이한다.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2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매각하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873만2290주 중 123만2299주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251만7701주 전량을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고 6일 밝혔다.
처분 단가는 1주당 16만3000원으로 정의선 회장의 주식 매각대금은 2000억원이고 정몽구 명예회장은 약 4100억원이다.
처분된 지분을 사들인 곳은 칼라일그룹의 특수목적 법인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다.
이로써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23.29%에서 19.99%로 낮아졌고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는 지분율 10%를 확보해 3대 주주로 등극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현대차 오너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 전 공정거래법은 규제대상이 되는 회사의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로 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상장·비상장사 모두 20%로 개정됐다.
이에 정몽구·정의선 부자도 지분 10%를 사모펀드에 팔아 지분 보유령을 기준선 밑으로 줄이고 규제 대상을 벗어났다는 평이다. 현대차·기아차로부터 자동차 운송업무를 주로 전담 수주하는 현대글로비스 역시 '일감몰아주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잠재적 규제를 회피할 수 있게 됐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번 매매는 현대글로비스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