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LCC(저가항공) 적자난 심각..당국 나 몰라라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9.19 16:25 | 최종 수정 2019.09.19 16:27 의견 0
본격적인 취항 준비 중인 에어프레미아(왼쪽부터),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항공기.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정부가 에어프레미아의 변경면허 신청을 허용하면서 올해 3월 신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3개 항공사 모두 항공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로써 한국에서 비행기를 띄울 국적사는 11개까지 늘어난다.

우여곡절 끝에 이륙 준비에 들어갔지만 일본 여행객 감소와 그에 따른 출혈경쟁이 향후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경영진 갈등으로 대표이사를 변경하며 면허취소 위기에 내몰렸던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면허를 유지하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6일 에어프레미아의 대표자 변경에 따른 변경면허 신청에 조건부 변경면허를 발급한 결과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는 올해 3월 신규 사업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항공사 3곳을 모두 품게 됐다.

가장 난항이 예상됐던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국토부로부터 조건부 변경 면허를 발급 받으며 위기를 모면했다. 대표이사 공백으로 애를 태웠던 에어로케이도 기존 대표를 연임하는 것으로 사건을 일단락 했다. 플라이강원은 이달 안에 운항증명(AOC) 결과를 받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AOC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들 항공사가 계획대로 취항준비에 성공한다면 내년부터는 한국에서 비행기를 띄우는 LCC들의 수가 기존 6개에서 9개로 늘어난다.

그러나 인구 대비 LCC가 지나치게 많아 과당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건전한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제고 취지와 달리 과당경쟁으로 인한 재무건성성 악화와 부실한 안전관리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한국보다 넓은 국토, 많은 인구 때문에 항공이동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LCC 수는 9개로 한국과 같다. 역시 인구와 국토가 한국보다 많고 넓은 일본과 중국의 경우도 각각 8개, 6개로 한국보다 LCC 수가 적다.

“신규 LCC들의 취항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여름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여행객 수가 감소했고,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 악화 등 항공 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LCC 6곳은 지난 2분기에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2014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274억원의 손실을 냈고, 진에어는 266억원, 티웨이항공은 258억원, 에어부산은 219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일본 여행객 수가 감소한 것도 LCC에는 큰 위기로 작용했다.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30~40% 가량 됐던 기존 LCC들은 한일관계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LCC들은 이 같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동남아와 중국으로 노선 변경을 하고 있지만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렇게 가다보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뚜렷한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 일본 노선을 늘리며 몸집을 키워온 LCC들은 경제보복 이슈로 번진 보이콧 재팬 여파에 일본 노선 공급을 줄이고 있다.

일본의 대체재로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미 중·단거리 노선은 포화상태다. 여기에 내년부턴 신규 3개사가 본격 취항할 예정으로 공급과잉은 더 심화될 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 자연스레 운임경쟁으로 번지고, 또다시 노선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며 "향후 미국처럼 인수합병(M&A)되거나 파산해 사라지는 항공사들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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