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이어진 갈등' 5개 자동차 업체, 노사문제로 연초부터 어려움 겪어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1.14 09:10 의견 0
국내 자동차기업 엠블럼 (자료=각 업체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연초로 이어지고 있는 노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올해를 맞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다시 파업을 실시중이다. 해를 넘겨 분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잡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지난해 12월 18~19일과 24일에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지난 5일에는 추가 본교섭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3일부터 5일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노조는 13∼15일 사이에 주간조와 야간조 업무시간을 각각 4시간씩 줄였다. 오는 16∼17일에는 6시간씩 줄일 방침이다. 다만 노조는 이번달 부분파업을 예고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교섭이 다시 진행되면 부분 파업을 보류할 예정"이라고 밝혀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을 중단할 여지를 남겼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게릴라식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올해 들어 일부 직원이 돌아가며 1∼2시간씩 조업을 거부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 10일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해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벌였다. 이어 새해에도 지난 2일을 제외하고 매일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지난 8일 새해 첫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기본급 인상을 둘러싼 이견을 여전히 좁히지 못했고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사측은 노조원이 70% 넘게 출근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평소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지난 10일부터 부분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사측은 현재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임단협을 둘러싸고 약 500시간에 달하는 파업이 이어져 누적 매출 손실만 4500억원이 넘는다고 입장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7만7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0%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판매량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GM)은 경남 창원공장에서 지난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도급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앞서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를 이유로 도급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에 대해 지난해 12월 31일부로 계약을 만료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비정규직 지회 등 노동자 70여명은 창원공장 안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지엠은 물량 감소로 창원공장 근무체계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는 생산 공정에 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을 투입해 현재 생산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달 초 집행부를 교체한 한국지엠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쌍용차는 10년 전 파업 당시 해고한 노동자들의 복직으로 어수선하다.

쌍용차는 2018년 9·21 합의에 따라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2018년 말까지 복직시키고 나머지는 무급휴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무급휴직 중인 노동자 46명은 지난 6일부로 부서 배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상황이 어려워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며 이들을 부서배치 하지 않았다. 대신 통상임금의 70%를 주는 유급휴가로 전환했다.

이들은 사측의 조치에 반발해 지난 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 신청서를 냈다.

쌍용차는 복직자들의 현장 배치를 연기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용안정과 회사 미래를 위해 강도 높은 고통 분담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장 복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 관련 문제는 아니지만 현대차 역시 노사 갈등 요인이 있다. 지난해 말 울산공장 생산라인 근무 중 와이파이 제한 조치로 노사가 갈등을 빚었고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 특별한 갈등 상황은 없지만 새 집행부 출범과 함께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난 10일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가 대화와 타협을 강조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도 없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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