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부통제 강화 고삐를 죄고 있다. 이사회 내 내부통제 컨트롤 타워인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이사회 재편에 나선 것이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자료=각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고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첫 번째, 전체 금융지주 중에서는 DGB금융, BNK금융, NH농협금융에 이어 네 번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회사 내부통제 재도 개선 방안 이행 후속 조치로 지난해 말 은행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를 신설했다”면서 “지주 차원에서도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위는 이사회의 위임을 받아 내부통제 정책을 수립·승인하는 의사결정기구다. 임원과 대표이사가 내부통제 관리조치와 보고를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평가하고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6월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 설치를 권고했다.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이후 금융사들과 논의 과정을 거쳐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다. 지배구조법 개정안 시행 이후 최초 소집되는 주주총회일까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를 설치하도록 했다.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지난해 7월 시행됨에 따라 금융사들은 올 3월 주총 전까지 내부통제위를 설치를 마쳐야 한다.

대형 횡령 사고와 불법 증권 계좌로 홍역을 치른 BNK금융과 DGB금융은 일찌감치 내부통제위 설치를 마쳤고 NH농협금융도 지난해 10월 내부통제위 설치를 위해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손봤다.

이번에 내부통제위 설치 근거를 마련한 하나금융은 반기마다 위원회를 열어 내부통제의 기본방침과 전략을 수립하고 임직원 직업윤리와 준법정신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의 정착방안을 마련한다.

다른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달 중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리·내부통제위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을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2월 전 그룹사 임원의 감찰 및 윤리정책 등을 총괄하기 위해 신설한 윤리경영실을 산하로 편입시켜 독립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KB금융도 지난해 10월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 설치를 예고했다. KB금융 내부통제위는 그룹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준법감시협의회의 준법감사업무 추진 실적을 연 1회 이상 보고 받아 내부통제 점검 결과와 취약부문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내부통제위 신설 여부를 논의 중이다. 위험관리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 기존 이사회 내 소위원회와 통합운영이 허용되기 때문에 별도의 내부통제위 신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내부규범 개정에서 제4조 이사회의 권한 및 책임 항목에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정책 수립 및 감독, 대표이사 회장의 내부통제 등 총괄 관리의무의 이행 감독 등을 추가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내부통제 체계 구축의 채비를 마쳤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에서 내부통제위 신설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주총 부위 안건과 함께 대외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