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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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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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家出)과 출가(出家)의 차이가 무엇이며, 생각해보고 실행한 적이 있나요?
사전적 의미로 (출전: 나무위키) ‘가출’은 가족과 함께 살다가 가족의 동의 없이 집에서 나가는 행동을 말하며, ‘출가’는 불교적 의미로 번뇌에 얽매인 세속에서의 인연을 버리고 재가생활(在家生活)을 떠나 오로지 불교 수행에 힘쓰는 것이라 차이를 구분하였다.
단어 구성 측면에서 보면 한자의 구성 어순으로 ‘출가’가 옳은 표현이며, 의미적으로 ‘가출’은 가족과 함께 살다가 가족의 동의 없이 홀로 집에서 나가는 행동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저 속박을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다.
두서없이 정의와 구분을 널어놓은 것은 나의 철없는 두 번의 가출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한번은 어린 시절에 뜻 모를 저항심으로 감행한 무작정 탈출과 같은 가출 시도였다. 물론 조그만 계기는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법한, 하라는 공부는 성적이란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고 친구들과의 함께하는 즐거움은 더 큰 의미를 줄 것 같았던 설렘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구체성도 가능성도 희박한 무지개의 환상을 쫓아 막무가내로 떠난 것은 처절한 삶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은 최후였다. 한치 앞도 파악하지 못한 채 그냥 뛰쳐나간 잠시의 해방과 자유는 곧 두려움과 무서움으로 다가왔고, 해결의 방안도 보이지 않아 누군가 구출해 주길 바라는 심증만 남았다. 배고픔과 초라해진 의지의 상실은 먼발치에서 모든 것을 알고 찾아주신 부모님이 이름을 불러주며 안아 주신 포근함 싸여 구수한 내음의 밥과 된장찌개를 먹고 긴 잠으로 평안히 해결 되었다.
그렇게 희미한 추억과 나만의 비밀로 남은 첫 가출과 달리 나이 들어 무의미하게 되었던 내 뜻의 관철을 위해 두 번째 가출을 감행한 적이 있었다. 조금은 구체화 된 의지가 있었던 것 같았지만 가족의 이해나 설득을 가지지 못한 채 혼자의 그림으로 펼쳤던 가출은 곧 외로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다가오는 후회는 야망이나 의지보다 더 큰 절망감의 벽을 만나게 되었고, 함께 할 동지를 찾으려 했으나 오히려 그들의 설득과 외면으로 돌아서야만 했다. 다시금 부끄러움과 앞으로의 걱정 만을 가진 채 스스로 돌아온 집은 마냥 따스하기만 했는데, 내게 남은 건 그저 공허함 뿐이었다.
만약 첫 번째 가출에서 부모님이 애틋함으로 찾아주시고 부름이 없었다면 엉뚱한 길을 갔었을 것이고, 원치 않은 어둠 속에 빠져 나올 수 없는 후회의 결과를 가졌을 수 있었을 테다. 또한 두 번째의 가출도 커다란 절망의 벽이 혼자인 나를 막지 않았으면 무너진 가족이란 테두리는 상처뿐인 가시덤불이 되어 할큄을 당했을 것이었고, 패배의 생사귀로에 남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에 돌아보아도 두 번의 가출은 나에겐 상처만 잔뜩 지고 돌아 온 초췌한 모습으로 많이 기억될 뿐이지만, 누군가는 그를 통해 새롭고 성공이란 길을 가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본다. 다시 생각해도 나에겐 그저 지난 사건들이 헛웃음 속에 남았고, 오늘의 현상과 일상이 감사함으로 남을 뿐이다.
그럼 가출 말고 출가를 했으면 어땠을까 엉뚱한 생각을 하며 이 밤이 나를 잠자리로 부른다.오늘도 어떤 꿈이 나의 밤에 그려질까? 그리고 세 번째 가출은 언제쯤 어떻게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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