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샘] ① 실적 부진·담합 철퇴 등 경영 위기..김유진 리더십 시험대
한샘, 공정위 과징금만 256억원..브랜드 이미지 실추 우려
B2C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재무건전성 확보 먼저 주력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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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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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였던 한샘의 입지가 불안하다. 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 불안과 담합 논란까지 겹치며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됐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한샘의 현 상황에 김유진 대표의 리더십이 빛날 지 주목된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김유진 한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
한샘은 지난해까지 적자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1년만에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특히 사모펀드 출신 김유진 대표는 40대 여성 CEO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유진 대표는 과거 할리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KG에 매각한 경력을 바탕으로 한샘의 분위기 전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유진 대표 취임 이후 실적 회복세는 탔지만 이미지 실추와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깊다.
한샘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96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주택시장 불안정성과 소비침체가 맞물리면서 실적 회복은 더딜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상반기에는 그간 지켜왔던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현대리바트에 내줬다. 그간 담합, 불량시공 등 여러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실제로 한샘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빌트인 특판가구 입찰담합 혐의로 212억원 과징금을 맞았다. 별도 자회사인 한샘넥서스에 부과된 41억원 과징금을 더하면 256억원 규모다. 이외에도 시공 불량, 대리점에 지급해야 할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여러 논란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공정위 제재들로 인해 한샘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 B2C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진 대표는 한섬 취임 이후 신년사에서 홈퍼니싱과 리하우스를 중심으로 영업 흑자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B2C 중심으로 전개했던 비즈니스 모델의 무게 중심을 B2B 강화로 밸런스를 맞추겠다는 의도다.
특히 리하우스 분야에서는 ▲부엌 ▲바스(Bath) ▲수납 등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의 시장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LH주관 공공임대주택에 욕실거울을 납품했던 한샘의 하도급 참여가 제한되면서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지난 4월 임대주택단지 내 조립식 욕실의 거울장에 KS 인증이 없는 불량 거울이 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로 LH가 조사한 결과 미인증 자제가 사용된 7824가구 가운데 6180가구에 한샘이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야심차게 진출했던 중국법인도 지난해 철수했다. 한샘은 2017년 부동산 시장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현지 기업들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B2C 사업 부문에서도 경쟁업체인 현대리바트와의 접전도 예상된다. 현대리바트는 그간 B2B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최근 쿠팡과 손잡고 로켓배송·로켓설치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B2C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본격적으로 김유진 대표가 주도하는 사업들의 실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사옥 매각을 통해 확보한 3200억원 규모 유동성도 어떻게 활용될 지 관심 여부다.
한샘은 상암동 사옥을 2017년 1485억원에 매입한 이후 7년만에 1715억원 이익을 봤다. 사옥을 매각해 확보한 재원으로 재무건전성을 먼저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올해 재무위기에서 숨통이 트였지만 지속가능성장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사옥 매각으로 유동성은 확보했지만 그간 진행해 온 사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에 신사업 발굴도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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