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에 빚투 몰려..삼성전자 저가 매수 늘자 신용잔고 50% 증가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0.09 11:31 의견 1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잔고는 9236억원으로 전월대비 49.4% 증가했다.(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어닝쇼크로 삼성전자가 가파른 주가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저가 매수 기회로 바라본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7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고는 9236억원으로 전월대비 49.4% 증가했다. 이는 2021년 8월 9356억원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예상할 때 신용잔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11일 8만88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30% 이상 빠졌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8조 156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는 1조원 넘게 순매수한 셈이다.

당초 14조원대였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조원대로 떨어지며 어닝쇼크를 일으켰고 외국계 증권사들도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고 언급하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며 “HBM3E시대에도 삼성전자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잠정실적 발표 당일인 8일 낙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1.15% 내린 6만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SK하이닉스 (-3.73%)보다도 낙폭이 작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가 이미 악재를 반영한 수준인 만큼 일단 한고비는 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국내 증권계의 분석에 힘입어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에 반응한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으로 인한 실적 서프라이즈, 3분기는 인센티브 충당으로 인한 실적 쇼크가 나타나는 등 일회성 비용에 따른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이 부담스럽다”면서도 “4분기부터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실적 영향이 낮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대해 사과하며 재도약 계기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고객 및 투자자, 임직원 등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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