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올리고 외국인 공략 나선 저축은행업계..대출 영업 재개되나
저축은행,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 3.65%..시중은행은 최대 3.4%
예적금 금리 올리는 저축은행업계..수신 방어∙대출영업 재개 준비
웰컴∙오케이·KB, 외국인 대출 시장 공략..신규 먹거리 확보 ‘박차’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8.14 11:06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고금리·고물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여파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 왔던 저축은행업계가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대출 영업 재개를 위한 선제적인 수신고 확보 행보로 보이며 신규 먹거리로 평가되는 외국인 대출 시장에 대한 공략도 이어져지고 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전체 저축은행 79곳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65%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3.35~3.40%인 것과 비교해 기준금리(3.50%)보다도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저축은행업계가 예금 상품에 대한 금리를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최대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나날이 적금 상품을 출시했고 ‘3-UP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3.55%에서 3.85%로 인상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6월부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81%로 제공하고 있으며 OBS저축은행도 이달 정기예금의 금리를 0.1%포인트 상향했다.
부동산 PF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여전히 저축은행업계에선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예적금 상품 금리 상향에 나선 것은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영업 재개에 앞서 수신고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하 시 줄었던 대출 수요도 회복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대출 판매에 필요한 자금을 수신 활동으로 통해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영업을 늘리기 위해선 예대율 규제에 따라 수신 잔액을 우선 늘려야 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예대율이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로 저축은행업계에 적용되는 법적 예대율 기준은 100%다. 금융위원회는 고금리 장기화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110%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저축은행업계는 고금리·고물가와 부동산 PF 부실 사태의 여파로 대출 판매를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저축은행업권의 수신 잔액은 5월 말 기준 101조9185억원을 기록해 8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대출 판매를 다시 늘리기 위해선 수신 잔액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건전성 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대출 영업을 계속 안 할 순 없는 노릇이라 저축은행들이 판매에 앞서 선제적인 수신고 확충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이미 수신 잔액이 현저하게 감소했는데 이보다 더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행보로도 평가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국내 대출 영업 재개에 앞서 일부 저축은행은 외국인 대출 시장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에 체류하면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외국인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공략해 신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웰컴저축은행은 외국인 대상 대출 상품 출시에 앞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만들었다. 통장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신용을 평가하며 모형 제작 후 비전문취업 비자 외국인 근로자 대상으로 출시한 웰컴외국인대출은 현재 대출 취급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OK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도 각각 4월과 3월에 ‘HI-OK론’, ‘키위 드림 론’을 출시해 외국인 대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다문화 트랜드에 맞춰 저축은행들도 외국인 대상 상품 판매를 점차 늘리는 추세다”라며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의 신용평가는 내국인보다 어렵지만 오랜 기간 중·저신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