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큐텐, 계열사 각자 살 길 바쁜데..‘실효성 없는’ 합병만 외치는 구 대표
인터파크커머스 구조조정.. ‘인터파크’ 브랜드명 사용 종료도 코 앞
티몬·위메프, 12일 자구안 법원 제출.. 인수·투자자 구하는데 난항
8일 구 대표 합병 위해 신규법인 KCCW 설립에 셀러들 “반대”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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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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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티몬과 위메프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에 돌입했고 인터파크커머스는 회망퇴직을 받으며 각자 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영배 큐텐 대표는 ‘실효성 없는’ 합병 방안만을 고집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이 희망퇴직을 받았다.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한 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임금지급도 지연되거나 분할 정산을 진행한다고 알려 현재 자금 상황도 좋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해 3월 큐텐 그룹에 인수됐지만 1년 6개월만에 재무불안정에 빠졌다. 독자 경영을 위한 자구안을 마련한다고 알렸지만 매각 혹은 투자 유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인터파크커머스에 남은 인원은 2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11번가와 AK몰간 정산대금 갈등이 해소되면서 묶였던 10억원 규모 자금이 풀렸지만 여전히 큐텐을 비롯해 큐텐테크놀로지, 큐브네트워크 등과 내부거래로 650억원대 자금이 물려 있다. 수령한 10억원도 우선적으로 판매회원에게 100%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11번가 측은 “큐텐 사태로 자금 운영의 위기를 겪는 중소 셀러를 보호하려는 11번가 뜻에 인터파크커머스도 공감해 빠르게 정산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 브랜드명을 사용할 수 있는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7월 31일 인터파크트리플은 인터파크커머스에 브랜드 사용 계약 해지와 함께 브랜드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 브랜드사용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1개월 내 인터파크트리플은 ‘인터파크’를 제외한 사명으로 변경해야 한다.
티몬과 위메프는 오늘(12일) 신규 투자 유치 계획, M&A 추진, 구조조정, 단독 매각 등의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13일에는 정부와 채권단 등이 참여해 회생절차 협의회가 진행된다. 티메프는 지난주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인수·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자구안 마련도 지연되고 있다.
계열사들의 각자도생에도 구영배 큐텐 대표는 여전히 합병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8일 자본금 9억 999만 9900원을 출자해 KCCW라는 이름으로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10억원 이하 법인은 여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지난 9일에는 티몬과 위메프 판매를 대상으로 미정산 대금 전환사채 전환 의향서 접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달 말까지 판매자들을 모집해 1호 주주조합을 결성하고 병원에 합병 승인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셀러들은 KCCW 설립과 구영배 대표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티메프 피해 셀러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구영배 회장의 시기상조한 발표에 대해 깊은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며 “KCCW 설립에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면 자신의 모든 자산과 큐텐, 큐텐익스프레스 해외 재무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재무상황을 공개한다면 실효성은 더 추락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큐텐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큐텐테크놀로지는 오는 14일까지 권고사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큐텐테크놀로지는 지난 7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의향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사정 악화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어려워 실업급여로 대체할 수 있는 권고사직 형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구영배 대표는 이번주 검찰에 소환돼 피해규모 및 자금 흐름 등에 대해 상세히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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