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인하에 무이자 혜택 늘린 카드업계..티메프 손실 분담은 ‘변수’
금융투자협회, 7일 여전채 금리 3.321%..하향 흐름 지속
카드업계, 5개월 무이자 혜택 재출시..신규 고객 모집 집중
업황 개선 기대 속 발생한 티메프 사태..손실 분담 가능성↑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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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06:00 | 최종 수정 2024.08.0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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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여신전문금융채 금리의 하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금리 하향으로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인 카드사들은 3개월로 줄였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5개월로 늘리는 등 모객에 나섰지만 ‘티메프 사태’에 따른 손실 분담이 수익 개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AA+ 등급 만기 3년물 여전채의 금리가 3.321%로 집계됐다. 7월 말 3.366%를 달성해 기준금리인 3.50%보다 낮아진 데 이어 5일에는 2년만에 최저 수준인 3.206%를 기록했다.
여전채는 신용카드사나 캐피탈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로 일반 회사채에 비해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가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회사의 운영 자금을 조달한다. 이로 인해 여전채의 금리가 올라가면 카드사의 이자 지급 부담은 증가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
여전채 금리는 2022년 3월에는 3.3%로 현재와 유사했지만 같은 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직후 6%까지 급등했다. 이후 올해 초까지 4% 수준에서 유지된 가운데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시작하자 하락세로 전환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여전채 금리가 하향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까지 된다면 카드사들의 이자 부담은 더 개선될 수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달 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여전채 금리 하락 효과로 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결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당기순이익은 1조198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25.5% 올랐다.
조달금리가 계속해서 안정됨에 따라 카드사들은 채권 발행의 규모를 늘림과 동시에 3개월로 줄였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늘리기 시작했다. 어려웠던 업황 상황에 혜택 축소로 감소했던 신규 회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자 기간 연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9월 말까지 항공·면세·손해보험과 일부 여행사와 백화점에서 무이자할부 혜택의 기간을 최대 5개월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병원에서는 10개월과 12개월 슬림 할부도 지원한다.
삼성카드도 온라인쇼핑과 항공·여행·면세·차량정비·렌터카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난달부터 지원하기 시작했다. 일부 업종에 대해선 7개월과 11개월 부분 무이자 혜택도 선보였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롯데카드도 업종에 따라 무이자 할부 기간을 3개월에서 4~5개월로 늘리며 고객 모집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선 카드사의 수익성 지표 개선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 사태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게 될 경우 일시적으로 큰 규모의 비용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충당금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티메프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결제대행업체(PG사)를 통했던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손실을 직접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다만 피해 규모가 큰 만큼 국회에선 카드사가 피해 복구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금융당국 또한 판매대금의 수수료를 받는 만큼 손실 분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조달 여건이 개선되던 중 발생한 티메프 사태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사태의 손실 분담은 다양한 업체가 관련된 만큼 카드사와 PG사뿐 아니라 엮여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공동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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