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호·넥센타이어, 118조 친환경 시장 정조준..EV 힘입어 2분기도 ‘맑음’

친환경 타이어 시장 2033년 118조원 규모
지속가능원료 100% 목표..전용제품 개발 속도
전기차타이어 판매 순항..“단가 높고 교체주기 짧아”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7.08 11:55 의견 0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가 지속가능한 원재료를 100% 적용한 타이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가 118조원 규모로 커질 글로벌 친환경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탄소중립에 방점을 둔 전용 타이어 제품과 전기차 시장 공략으로 올 2분기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8일 한국타이어가 발표한 2023·2024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든 타이어에 지속가능 원료를 100%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올 3월에는 SK케미칼, 효성첨단소재와 함께 국내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페트(PET) 섬유 타이어 코드를 적용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을 개발해 상업화했다.

이어 5월에는 포르쉐의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글로벌 친환경 소재 국제인증 제도 ‘ISCC PLUS’ 인증을 업계 최초로 각인한 전기차 전용 퍼포먼스 타이어 ‘아이온 에보’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했다.

타이어 재활용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대표 사례는 타이어에 친환경 해조오일을 함유한 바이오 폴리우레탄을 적용한 제품 ‘업사이클 롱보드’다. 한국타이어는 이 제품으로 지난 6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디자인 콘셉트 부문 지속가능성 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최근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펴내고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을 우선순위 주제로 지목했다.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단 설명이다.

또 제품 전과정에 걸친 환경영향 감축을 위해 총 8개 글로벌 사업장 중 7곳에 태양광을 구축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지속가능한 원재료를 80% 적용한 타이어 개발에 성공했다.

올 3월에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를 내놓고 친환경 수요 대응에 나섰다. 최근 출시한 ‘이노뷔 프리미엄’에 이어 하반기 중 ‘이노뷔 윈터’와 ‘이노뷔 슈퍼마일’ 등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도 지속가능 원재료를 70% 이상 사용해 만든 타이어를 내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나아가 2045년까지 원재료의 100%를 지속가능한 원재료로 바꿀 계획이다. 최근 이를 위한 전담 인력을 모집하기도 했다.

타이어 3사의 친환경 제품 개발은 시장 성장과 맞물려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친환경 타이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336억8000만달러(약 45조원)에서 오는 2033년 857억9000만달러(약 118조원)로 연평균 9.8%씩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 에보 AS SUV를 탑재한 차량. (자료=한국타이어)

■ 전기차 비중 확대로 수익성 증대..3사 모두 2분기 실적 맑음

타이어 3사의 친환경 전략 핵심인 전기차는 호실적 유지에도 탄력을 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국타이어가 올 2분기 영업이익 41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7.2% 뛸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 타이어보다 비싼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늘리고 전기차 타이어 비중도 작년 17.2%에서 올해 25%로 확대한다는 방침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내 한국타이어의 고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낮은 원재료 가격에도 제한적인 공급과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의 수요 성장에 힘입어 높은 ASP(평균판매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 역시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를 늘리고 베트남 공장 증설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실적 성장을 예고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더해지는 금호타이어의 2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며 “제조원가가 낮은 베트남 공장이 올해 연간으로 더해진다는 점이 동사의 차별점이고 안정적인 실적이 재무 구조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자신감을 이어갈 전망이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올해 넥센타이어의 영업익은 2219억원으로 전년보다 18.6% 늘어날 것”이라며 “2분기에는 운반비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손익에 미칠 부정적 요인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둔화) 속에도 타이어 제품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단가가 기존 타이어보다 20%가량 비싼 만큼 성장세가 견조하다”며 “타이어 교체 주기도 평균 4~5년인 내연기관차 제품과 비교해 2~3년으로 짧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정학적 요인이 해상운임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원재료 가격도 오르고 있어 하반기 실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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