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선업 최초 진출” 한화 김동관, 현지 방산 사업 접근에 ‘풀악셀’

필라델피아주 소재 조선소 지분 인수
“상선 시너지와 현지 함정시장 진출 기대”
태양광 생산단지 솔라허브 내년 전면 가동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6.25 10:26 의견 0
한화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자료=세계경제포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삼고 시장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최대 업적 태양광부터 방산을 중심으로 조선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천문학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 21일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1억달러(한화 약 1380억원)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4000만 달러(약 552억원)를 들여 지분 40%, 한화시스템은 6000만 달러(약 884억원)를 투입해 지분 60%를 확보할 예정이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오는 11월 11일이다. 필리조선소 인수를 마치면 현지 법인 ‘HS USA 홀딩스(가칭)’를 세우고 현지 조선·방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사명과 대표이사(CEO)는 법인 출자시 확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화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하게 됐다. 미국 상선과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필리 조선소는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해양시스템 기술력을 토대로 한화와 상선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중형급 유조선 및 컨테이너선 분야로 수주를 확대해 시장 입지를 키워나간다. 또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현지 함정시장에서 건조 및 MRO(유지·보수·정비)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본토 소재의 조선소를 교두보로 확보한 것은 태평양 7함대뿐 아니라 전체 미 해군의 함대 관련 사업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자료=한화)

■ 美 태양광 모듈 점유율 25% 목표..세계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 선정

김 부회장의 미국 뚝심은 태양광 사업에서도 드러난다.

한화는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3GW(기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시설로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말 가동이 목표다.

솔라허브의 핵심 축은 조지아주의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이다. 달튼 공장 증설은 작년 완료했다. 이로써 기존 연간 1.7GW였던 모듈 생산능력을 5.1GW로 3배 늘렸다.

올 5월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 사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게 될 대규모 ‘태양광+ESS 복합단지'를 완공했다.

한화는 올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연간 8.4GW로 확대하고 내년 현지 태양광 모듈 점유율 25%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의 미국 공략은 현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다.

올들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굴지의 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단 뜻으로 해석된다.

타임은 “한화는 방산사업 수출 활성화로 작년 시장가치가 78억 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풍력·청정 수소 기술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발전시키고 있다”며 “이런 기술력으로 글로벌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화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방산 사업 약진과 친환경 청정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중동과 동남아,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넓히고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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