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불황 속 악재..후판값 씨름 팽팽·전기료 인상론 솔솔
1분기 실적 감소할 듯..전방수요 부진 지속
조선사와 후판 협상..“매출 핵심 양보 여려워”
3분기내 전기료 인상 가능성..원가부담 우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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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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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철강사들이 건설·가전 등 전방 수요 부진과 업황 악화로 실적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핵심 매출원인 후판 가격을 두고 조선업계와 씨름을 이어가는 데다 한국전력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연내 전기료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1위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3조5310억원으로 전년보다 27.2% 줄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 부문 영업익이 2조5570억원으로 20.9% 꺾였다.
포스코는 국내 건설경기 둔화와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로 철강부분 실적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도 같은 이유로 실적이 감소했다. 작년 영업익 8073억원을 기록해 50.1% 급감했다. 증권가에선 현대제철이 올 1분기에도 1361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1년 전보다 59%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동국제강그룹 열연철강사업회사 동국제강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익 786억원을 거둬 전분기보다 25.5%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439억원으로 25.9% 쪼그라들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제한적인 수요 회복 및 감산 강도 약화와 저가 수입재와 가격 경쟁구도 지속 등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인하와 실물경기 회복 가능 시점인 하반기나 연말부터 회복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조선사와 후판값 신경전 고초..전기료 인상 가능성도 부담
건설 경기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자 철강업계도 수익성 개선에 발목이 잡혔다. 이런 와중에 매출의 핵심인 조선용 후판 가격을 놓고 조선업계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와 조선업계는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협상은 상·하반기 각각 한 번씩 한다.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조선사들은 값이 오르면 수익성이 낮아진다는 입장이다.
반면 철강사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전기료 인상 등으로 후판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을 내린 만큼 이번엔 양보가 어렵다며 맛서고 있다.
후판값뿐 아니라 전기요금도 철강업계를 옥죄는 부담요소다.
한전은 다음주 중 올 2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산정 내역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202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은 만큼 요금 인상안을 꺼낼 것으로 예상한다.
통상 전기료가 1원 인상되면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은 200억원 늘어난다. 더욱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는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해 전기로를 늘려오고 있다. 산업용 전기 요금이 오르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설상가상 미국 정부는 한국의 값싼 산업 전기요금이 철강업계에 보조금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까닭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자국에 수출하는 후판(두께 6㎜ 이상 철판)에 1.1%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와 한창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기요금의 경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지금 같은 수요 침체기엔 전기료가 오르면 수익성이 나빠질 우려가 많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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