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체제 출범 앞둔 토스뱅크..‘혁신성’보다 ‘안정적 성장’으로 전환했나

신임 대표에 이은미 전 대구은행 CFO 내정
10년 경력 재무전문가지만 디지털 경력 '전무'
임추위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 안정적 성장 기대”
“기존 인뱅 CEO와 달라..조직 적응이 관건”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2.26 11:09 | 최종 수정 2024.02.26 18:0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토스뱅크 2기 체제를 이끌 수장으로 재무전문가인 이은미 전 DGB대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낙점됐다. 그간 토스뱅크의 발목을 잡은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평가다.

다만 디지털 분야 경력은 전무하다시피해 그간 토스뱅크가 강조해온 금융서비스의 혁신성 측면에서 성과를 이어갈 수 있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미 토스뱅크 신임 대표 후보자 (자료=토스뱅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21일 이은미 전 대구은행 CFO를 대표이사로 단수 추천했다. 이 후보자는 다음 달 28일 정기주총 및 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토스뱅크의 지배구조공시에 따르면 임추위는 이 후보자 추천 이유로 10여년 이상의 은행 최고재무책임자로서의 경험을 통한 건전성 기반의 의사 결정 능력과 탁월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최우선으로 들었다.

임추위는 “후보자는 은행업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국내 은행 뿐만 아니라 해외 은행의 근무 경험을 통해 글로벌 감각도 갖추고 있다”며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고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유한 후보자로, 당행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어 갈 최적의 후보자”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다년간 은행업권 경력을 쌓은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삼일회계법인, 대우증권을 거쳐 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 전략이사 대우를 지냈고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재무관리부문장(CFO), HSBC 홍콩지역본부 아시아태평양 지역총괄(16개국) 상업은행 CFO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며 태스크포스팀(TFT) 공동 의장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출범 3년차를 맞아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를 과제로 안고 있는 토스뱅크 입장에서 이 전 CFO는 최적의 후보일 수 있다.

토스뱅크의 경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여신잔액은 11조1877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1.4% 늘었다. 하지만 수신잔액은 21조5332억원으로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은 49.4% 수준에 머물러 있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 98.1%,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예대율이 각각 81.1%, 74.3%임을 감안하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통상 예대율이 낮으면 대출을 통해 발생하는 이자수익보다 예금에 지급되는 이자 비용이 많아 수익성이 떨어진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율 관리도 필요하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1.54%로 당초 목표치인 44%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 기록한 42.06% 대비로도 10%포인트 가량 뒷걸음친 성적이다.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리지 못한 이유는 건전성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무수익여신비율은 각각 1.27%와 1.26%로 전년 대비 1.04%, 1.03% 늘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88% 증가한 1.18%였다.

이는 이 후보가 10년 넘게 은행 CFO로서 갖춘 건전성, 리스크 관리 능력이 토스뱅크의 성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임추위는 “(이 후보자가) 불확실한 국내외 시장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IT·디지털 경력이 전무하다시피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임추위는 이 후보자가 이공계 전공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IT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췄다고 강조했지만 삼성전자, 토스 등에서 IT 금융서비스 개발을 이끈 홍민택 현 토스뱅크 대표와는 견주기 어렵다.

그간 토스뱅크는 ‘매일 이자 받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환전 수수료 무료’ 등 기존 은행권의 관습을 깬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인터넷전문은행 CEO가 IT쪽 이해도가 높은 인사 위주였던 것과는좀 다른 측면이 있다”면서 “(이 후보자가) 전통적인 은행에서 디지털 중심의 은행으로 옮긴 만큼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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