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2024] 정유업계 탄소중립·탈정유 향해..친환경 신사업 고삐

올해 정제마진·유가 안정화 조짐
신년 키워드 '지속가능한 성장' 지목
바이오항공유·수소 사업 투자 활발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1.04 10:31 의견 0

세계평화의 모멘텀이 되는 한 해다. 전 세계적으로 30억 명의 인구가 유권자가 되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세계평화와 무관치 않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것이며 금리인하 예측에 힘이 실린다. 거대 기술기업의 성장은 분야별로 세분화된 AI가 이끌 전망이다. 2024년은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침체됐던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한 해로 기대된다. 침체일로이던 경제 모멘텀이 될 해인만큼 기업들의 새해 기조도 힘차다. 분야별 기업들이 내놓는 2024년 사업 계획과 신년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가 올해도 친환경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등 대외변수에 냉·온탕을 오가는 사업 구조를 벗어나 탈정유·탄소중립을 토대로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갈 전망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유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이 7508억원으로 전분기(1조5631억원)보다 51.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에쓰오일도 8589억원에서 4742억원으로 44.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큰 폭의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정유사들의 실적 추락은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전년대비 크게 떨어진 데다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타면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올 상반기는 견조한 시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작년 4분기 들어 하락한 국제유가는 단기 저점을 통과했다는 평가다. 정제마진 역시 11월 이후 반등하며 당분간 상승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정유업계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 힘쓰고 있다. 변동이 잦은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역량을 결집시켜 생존력을 확보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도 신년사에서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저탄소 영역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자료=GS칼텍스)

■ 친환경 바이오항공유 투자 랠리.."매출 반영까진 시간 걸려"

정유업계가 주목하는 대표 친환경 먹거리는 '바이오항공유(SAF)'다. SAF는 폐식용유와 동식물성 기름, 사탕수수 등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6년 울산에서 SAF 생산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엔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생활폐기물을 처리해 SAF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약 268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짓는다. 내년 2분기 가동 목표로 올 초 착공한다. 연간 50만톤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하기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이르면 올 초 상업 가동한다. 차세대 SAF 생산과 바이오 케미칼 사업 진출로 이어지는 3단계 바이오 로드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2021년 삼성물산과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생산을 추진한다.

수소경제에도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924억원을 수소·암모니아 관련 사업에 투입한다. HD현대오일뱅크도 블루수소(청정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과 청정 수소 제조를 위한 암모니아 크래킹 촉매 개발 등을 이어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와 수소 등 탈정유 부문을 완전히 사업화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유의미한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유가나 정제마진에 좌우되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정유 비중을 줄여 전반적인 사업 방향을 탈탄소로 잡는 방침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