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롯데쇼핑이 ‘유통 1번지’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소싱 통합·물류 통합·시스템 통합 등 구조혁신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5일 롯데쇼핑은 부산 강서구 산업물류도시에 자동화물류센터(CFC·고객풀필먼트센터) 착공식을 연다.
이날 착공식은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사활이 걸린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그룹 휴계자인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참석할 가능성이 커 더욱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 부자 참석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 자동화물류센터는 최첨단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한 첫 번째 온라인 식품 전용 CFC로 총 2000억원이 투입된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약 4만㎡ 부지에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롯데쇼핑은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들여 수도권에 OSP 시스템을 적용한 총 6개 CFC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2년까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두 번째 CFC 부지로 수도권을 검토 중이고 그 외에도 전국을 대상으로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대표는 지난달 8일 ‘2024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 “통합이 완전해 지려면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에는 상품을 중심으로 통합 작업을 했고 내년에는 (오카도) 물류센터 통합을, 2025년에는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대형 유통채널인 오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유통기술을 갖춘 리테일테크 기업이다. 특히 엔드 투 엔드 통합 솔루션인 OSP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롯데쇼핑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롯데쇼핑은 롯데유통HQ 산하에 ‘오카도 추진 TF’를 신설하고 5개 팀을 구성해 오카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이 OSP 시스템을 본격 가동할 경우 인공지능·로봇 등 첨단 기술 적용을 통해 하루 3만건 이상 배송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온라인 쇼핑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상품 변질과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 배송 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CFC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상품 코드 일원화, 매출원가 개선, 리드 프레시 등 그로서리 체질 개선을 서두르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9월 장래사업·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사업별 중장기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 사업부 혁신을 중심으로 한 6가지 전략으로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 ▲이커머스 사업 최적화와 오카도 추진 ▲부진 사업부 턴어라운드 ▲신규 성장 동력을 고려한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 ▲리테일테크 전문기업으로의 전환 등이다.
지난해 마트와 슈퍼 통합운영에 돌입했고 올해엔 원팀 체제를 본격화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했다. 상품코드를 통합운영함에 따라 원가절감 및 품질,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또 전문화된 상품을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차세대 IT 시스템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할인점과 슈퍼 소싱 통합에 비효율 제거 및 원가율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커머스는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선회해 내실을 다지는 가운데 버티컬 커머스 확대와 오카도 CFC 오픈을 통해 차별화를 이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 연구원은 “상품코드 통합, 발주 시스템 개발, 벤더 통합 작업까지 고려하면 통합에 따른 수익성 개선세는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쇼핑 측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착실히 이행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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