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유통업체들이 가전업체와 손잡고 새 먹거리인 가전구독사업을 본격화한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목돈 지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대형가전, 자동차 등 고가 제품 구매 방식을 구독 형태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또 정기구독은 유료 구독자가 확보될 경우 지속적으로 고정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단 점에서 매우 안정적인 수익창구다.
20일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서비스 시장은 2016년 26조원에서 2020년 40조원으로 4년 만에 약 55% 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쇼핑이 급격히 늘면서 식음료를 비롯해 제약, 화장품, 패션 등에 이르기까지 구독서비스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가전 등 고가 제품까지 합세해 2025년 구독시장은 100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유통업체들도 이런 시장 흐름에 발맞춰 가전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구독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GS샵은 20일 TV홈쇼핑 최초로 LG전자 가전구독 상품을 선보인다.
LG전자가 지난 7월 공개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업(UP)가전 2.0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가전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고객 관계를 유지하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업가전 공개 당시 “생활가전 사업을 기존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구독 등 무형 영역까지 확장한다”며 “기존 렌탈은 향후 구독과 통합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독 기간은 36~72개월 사이로 선택할 수 있고, 상품에 따라 3~6개월 주기 방문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주기 방문 서비스는 세탁기의 경우 배수필터 세척, 드럼 내부 클리닝 등 선택이 가능하다. 건조기도 필터 하부 청소, 안심 필터 교체, 습도센서 점검 등 방문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구독료는 상품 종류와 구독 개수에 따라 구분된다. 여기에 제휴 카드를 신청할 경우 사용 실적에 따라 구독 기간 동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위니아에이드도 지난 2020년 11월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톡 채널에서 김치냉장고 가전구독 서비스를 진행해 운영 중이다. 가전제조사가 쇼핑채널과 구독서비스를 제공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대유위니아 사태로 인해 해당 서비스는 현재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위니아그룹 관계자는 “가전구독 서비스가 운영 중이긴 하나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해 활발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J제일제당, 프레시지 등 국내 식품사와 협업해 구독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조리기 비스포크 큐커를 내세워 파격적인 마케팅과 식품업체와의 시너지로 비스포크 큐커는 출시 2년 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식품업체 협력사도 17곳으로 늘렸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큐커 흥행에 힘입어 오븐에도 구독서비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고객이 가전구독 상품을 다소 복잡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구독상품의 종류와 개수, 구독기간, 부가서비스 유무, 제휴카드 결합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GS샵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독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최초인 만큼 고객 반응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면서 "이번 LG전자 가전 구독 상품을 계기로 다소 생소하고 복잡할 수 있는 구독 상품 또는 다양한 서비스 상품이 홈쇼핑에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가전구독 서비스가 기존 렌탈 서비스에 비해 어떤 차별점을 제공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LG전자 관계자는 “방문 서비스, 외부 서비스와의 결합 등에서 일반 렌탈과 차이가 있다”며 “이번 GS샵에서 판매하는 구독상품은 케어서비스가 추가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구독 상품이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선 기존 정수기, 안마기 등 렌탈서비스와의 차별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전 기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제품 경쟁력 뿐 아니라 서비스적 측면 역시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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