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최근 CSR(사회적책임)이나 제품, 제무 리스크 등 부정적 평판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일부 유통 업체들이 경영 리스크를 견디지 못하고 희망퇴직과 채용중단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14개 브랜드가 희망퇴직 시행에 들어갔다. 최근 소변맥주로 논란이 일었던 중국 맥주 칭따오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도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다. 또 농심 관계사 메가마트는 하반기 정기 채용을 진행하다 중단했다.
■ SPC 파리크라상, 14곳 희망퇴직 접수 중..”경영효율화 차원”
파리크라상은 현재 파리바게뜨, 쉐이크쉑, 파스쿠찌, 잠바주스 등 14개 브랜드에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과장급 이상, 근속 만 15년 이상이나 만 45세 이상이 대상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지원금으로 최대 1년6개월치 보수(직위·근속별·연령별 차등)를 지급하고, 최대 1년까지 학자금(유치원~대학교)도 지원한다. 또 창업·점포·이직 관련 전직교육도 1회에 한해 지원할 계획이다. 장기근속에 따른 점포개설은 복리후생 규정에 의거해 지원할 방침이다.
SPC 관계자는 “경영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하는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파리크라상 수익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파리크라상 3년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20년 347억원, 2021년 334억원, 2022년 188억원이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급등과 인건비 상승, 각종 피해 사고 등 여파로 경영악화가 지속되자 결국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봤다.
■ 칭따오 수입사 비어케이,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긴축경영 일환”
최근 소변맥주로 논란이 됐던 중국 맥주 브랜드 ‘칭따오’ 수입사 비어케이도 희망퇴직에 착수했다.
이날 주류업계에 따르면 비어케이는 최근 일부 직원의 권고사직에 이어 희망퇴직자 신청도 받고 있다. 대상은 전 구성원(120여명)으로 지원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소변맥주 사태로 칭따오 판매가 직격타를 맞았고 회사 긴축경영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비어케이 측은 “최근 긴축 경영이 필요한 상황으로 회사 존속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 중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절차와 기준, 보상 규모 등은 회사 내 대외비로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슈와 맞물려 회사가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여러 방안으로 구성원 모두가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중국 산둥성 칭따오 3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맥주 원료 맥아 보관 시설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영상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공장은 내수용 공장으로 한국 수출용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아니라는 비어케이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칭따오 수요는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3일에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칭따오 맥주를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출고 전 전제품에 대해 정밀검사와 현지실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칭따오 판매량은 논란 이후 편의점 등 대부분 판매처에서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 농심 메가마트, 하반기 공채 중단..”내외부 경영 이슈, 기회 다시 줄 것”
공채를 돌연 중단한 기업도 있다.
농심그룹 유통 계열사인 메가마트는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갑자기 멈췄다. 지원자들은 실무팀장 면접과 경영진 면접만을 남겨둔 상태라 불만 여론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14일 지원자들은 메가마트로부터 체용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안내문에 따르면 내외부 경영이슈로 대졸 공채 모집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면접만을 앞둔 지원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메가마트는 이번 공채를 통해 구매(MD), 기획, 마케팅 분야 등 대졸 신입사원 1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올해 대졸 공채 전형이 내외부 경영 이슈로 중단되었다”면서 “이번 지원자분들은 향후 채용에 지원시 현재까지 진행된 전형부터 이어서 진행할 것을 약속드렸다”고 답했다.
메가마트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라는 게 중론이다.
메가마트는 지난해 매출 4503억원을 내며 24년 만(1999년 3328억원)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2017년 이후 6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2021년 148억원까지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엔 적자 규모를 70억원까지 줄였다.
문을 닫는 점포도 늘고 있다. 지난해엔 양평점 3곳이 폐점했고 전체 매출의 20% 비중을 차지했던 부산 남천점도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경영난이 심화되는 시기에는 위기 돌파를 위해 조직을 축소하고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간다”며 “기업들은 비용절감과 경영쇄신을 위한 조치로 최후의 보루인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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