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서 그룹 ‘효자’ 됐다..두산에너빌리티, SMR·풍력·수소 '세 날개' 비상
채권단 체제 조기졸업 1년..영업익 90.7% 급증
SMR·수소터빈·풍력 '무탄소에너지' 사업 집중
"향후 10년간 연평균 1조2000억 규모 수주 기대"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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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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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채권단 관리 졸업 이후 1년 만에 그룹의 아픈 손가락에서 보배로 발돋움했다. SMR(소형모듈원전)과 수소·풍력 등 무탄소에너지 사업을 펼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3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6%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3511억원으로 30.1% 뛰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의 선전이 그룹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기간 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이익은 3646억원으로 무려 90.7% 급증했다. 매출은 35.0% 늘어난 4조410억원 올렸다. 더욱이 1분기에만 4조3049억원어치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8조6000억원)의 절반을 달성했다.
특히 해상풍력·SMR(소형모듈형원자로)·수소터빈 등 미래형 에너지 사업을 공략해 외형과 내실을 고루 챙기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한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K-원전'을 이끌고 있다. 특히 안전성과 경제성, 운용성이 개선된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SMR업체인 뉴스케일파워와 77메가와트(MW) 원자로 모듈 6기 설치를 위한 소재 제작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원자로 모듈 6대 제작에 필요한 대형 단조품과 증기발생기 튜브 등 주요 소재 및 원자로 제작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앞서 국내 투자자와 함께 뉴스케일에 1억4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하고 수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도 확보했다. 작년 4월에는 SMR 제작 착수 협약을 맺고 원자로 소재에 필요한 금형 제작을 마쳤다.
올 1월에는 미국의 4세대 고온가스로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SMR 제작 착수와 함께 향후 10년간 연평균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수주는 지난해 1조7000억원에서 올해 신한울과 SMR 등에 힘입어 3조3000억원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오는 2024년에는 퐁트누프 및 SMR 수주로 5조1000억원까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소터빈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LNG(액화천연가스)를 연소하는 가스터빈에 수소 연소가 가능한 연소기를 부착하면 수소터빈으로 바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혼소 시험에 성공했다.
현재 국책과제로 50% 수소 혼소와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27년 380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핵심 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2026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풍력발전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0년 아시아 최초로 해상풍력 발전기를 개발했다. 작년에는 8MW급 해상풍력 발전기 실증을 완료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최다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제대로 성장세에 올라탔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앞서 극심한 경영난으로 지난 2020년 7월부터 23개월간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발빠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조기 졸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룹의 미래 사업을 지키는 동시에 무탄소에너지 분야에서 성과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수소만을 연료로 하는 수소 전소 터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향후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다양한 무탄소에너지 사업 추진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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