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내정자, '기업금융 명가' 부활 특명..핵심은 '영업력 극대화'

자추위 "기업금융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 갖춰"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 경영방침에 찰떡
임종룡 회장 "기업금융 강자 거듭날 것" 취임 일성
조병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5.29 07:00 의견 0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조병규 우리은행장 후보자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조병규 후보자가 '기업금융의 명가' 부활이라는 특명을 받았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우리은행장 후보로 선정하며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췄고 특히 기업금융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오는 7월 3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우리금융 자추위는 우리은행장 차기 1차 후보로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인 선정했다. 당시 금융권 안팎에선 부행장직을 맡고 있는 이석태, 강신국 부문장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회사 경영안정 차원에서 은행 부행장을 행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추위는 25일 이석태 부문장과 조 후보자를 숏리스트로 선정한 데 이어 26일 최종 면접 결과 조 후보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낙점했다.

세간의 예상을 깬 이 같은 결정은 이번 우리은행장의 선임기준이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오로지 '영업력'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조 후보는 1992년 입행해 상일역지점장, 대기업심사부 부장, 전략기획부장, 강북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행내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특히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시에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와 2위(2013 ,2014)를 각각 수상하며 영업역량을 입증했다.

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을 구축했다. 그 결과 착수 반년 만에 공급망금융플랫폼을 완성해 금융권 최초로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해내는 추진력을 보였다. 원비즈플라자는 은행이 상생금융과 동반성장을 구현한 구체적인 사례로 최근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조 후보는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시행한 공로를 인정 받아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자추위는 "조 후보자는 기업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금융이 '기업금융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우리금융은 오랫동안 기업금융의 명가로 인정받으면 이러한 시장과 고객의 평가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업금융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과거 기업금융에서 뛰어난 한일·상업은행이 통합돼 탄생했다. 현재도 공공기관, 대기업, 대학교, 지자체 등 기업금융에 특화돼 있지만 개인금융 비중이 확대되면서 기업금융 강자의 색채는 많이 옅어졌다.

특히 경쟁 은행들이 기업금융 강화에 나서면서 우리은행의 현재 지위도 위태롭게 됐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에서 기록한 두자릿수 성장률을 바탕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서울시 구금고 유치전에서 우리은행이 운영하던 구금고 3곳과 2곳을 각각 빼았았다.

임 회장은 조 후보에게 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이끌어 내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3월 초 우리은행 조직개편에서 기존에 은행 영업을 기획·총괄하던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을 신설했다. 또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 및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했다.

임 회장은 올 3월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된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방문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은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 기업들의 생애주기에 맞춘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돼 기업금융 밸류체인 체계가 구축됐다"며 "은행, PE와의 협업으로 기업금융 강점인 그룹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써달라"고 말하며 기업금융 명가 부활의 밑그림을 그렸다.

조 후보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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