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자료=우리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 경쟁 구도가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각각 ‘전략·기업금융’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2인의 후보가 우리은행 사령탑을 놓고 맞붙는다.

26일 우리금융그룹은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이 부문장과 조 대표에 대해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을 포함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앞서 우리금융 자추위는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명을 차기 은행장 1차 후보군으로 선정 한 뒤 은행장 선임프로그램에 따라 검증 절차를 거쳐 이 부문장과 조 대표를 2차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당초 금융권 안팎에서는 자추위가 후보자의 출신 은행·현직 여부 등을 고려해 숏리스트를 선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에 현직 우리은행 부행장이면서 각각 상업·한일은행 출신인 이석태·강신국 부문장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 상업은행 출신인 이석태 부행장과 조병규 대표의 2파전이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자추위에서 다른 요인은 일절 고려하지 않고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의 3단계 검증절차의 점수로만 숏리스트를 선정한 것 같다”며 “최종 선정될 1인도 전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석태 부문장은 미래전략부 본부장, 지주 전략기획단 상무, 지주 신사업총괄 전무 등을 역임하며 주로 전략 부문에서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영업에서 활약하게 됐다. 올해부터는 개인·중소기업·기관·자산관리·연금사업그룹을 총괄하는 국내영업부문장의 중책을 맡았다.

이 부문장은 초창기 지주사 기틀을 마련하고 자회사 인수 합병에도 깊이 관여한 전략통이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영업총괄그룹, 국내영업부문장 등을 맡으며 영업에서도 강점을 갖게 됐다.

반면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지점장 시절부터 오랜 기간 기업금융 부문에 몸담아 온 기업금융 전문가다. 집행부행장보로 승진하며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았다가 이듬해 다시 기업그룹장직을 수행했다. 전략·영업·준법감시·경영기획 등 다양한 업무 경력을 통해 조직관리 역량과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 3월부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직을 맡았다.

업계에선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금융에 잔뼈가 굵은 조 대표가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두 후보가 최종 면접에서 우리은행 영업력 강화와 관련해 어떤 전략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에 맞춰 무엇보다 영업력을 갖춘 은행장이 선임되어야 한다는 공감대 이루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 3월 취임사에서 “자회사들이 영업에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사가 명확한 전략 방향을 제시해 금융지주 체제를 정상화하겠다”며 ”자회사들은 모든 가치를 영업 중심으로 판단해 경쟁회사들보다 생산성을 높여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의 경영 철학을 강조한 만큼 영업력을 갖춘 행장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경신문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daum.net 윤성균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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