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 본격화..생존자는 부행장이냐 자회사 CEO냐

21일 1차 후보군, 이사회 업무 보고 진행
사실상 2차 후보군 선정 위한 자추위 면접
이석태·강신국 부행장, 현직 부문장 강점
박완식·조병규 대표, 자회사 CEO 경험 유리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4.19 11:55 의견 0
(왼쪽부터)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자료=우리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차 후보군에 오른 2명의 부행장과 2명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중 누가 2차 후보군으로 뽑힐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 4인은 21일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정기이사회에서 이사진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현재 담당한 업무현황과 사업계획 등을 브리핑할 것으로 전해졌다.

1차 후보는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인이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6명 모두 은행장 선임권을 가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가 사실상 차기 우리은행장 2차 후보군을 선정하기 위한 이사진 면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취임과 동시에 총 4단계의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번 은행장 선임 절차가 그룹 경영승계프로그램의 첫걸음인 만큼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밟기 위해서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전문가 심층 인터뷰로 분야별 외부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1대 1 심층 인터뷰가 진행된다. 2단계는 평판 조회로 임원 재임 기간 중 평판 조회를 다면평가로 실시한다.

3단계는 업무역량 평가다. 그동안의 업적평가는 물론 1대 1 업무보고를 통한 회장의 역량 평가, 이사회 보고 평가 등으로 진행된다.

이번 정기이사회에서 1차 후보군의 이사회 업무 보고가 이뤄지는 만큼 은행장 선임 절차가 1단계 전문가 심층 인터뷰와 2단계 평판 조회를 마치고 3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자추위는 1~3단계 평가 결과로 4명의 후보군을 2명으로 추린 뒤 4단계 심층 면접을 실시한다. 최종 심층면접과 후보자들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고 5월말 내정자를 확정한다.

현재로선 현직 부행장으로 각각 국내영업과 기업투자금융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석태·강신국 부행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임 회장이 조직개편과 자회사 CEO 인사를 단행하면서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석태·강신국 부행장은 각각 리테일 영업과 기업금융 영업에서 잔뼈가 굵다.

우리은행에서 3년 만에 부활한 부문제에서 부문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부문장은 은행장 밑에서 개인과 기업으로 나뉜 주요 영업 관련 그룹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았다. 기존에 은행 영업을 기획·총괄하던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한 것도 각 부문장의 책임경영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와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도 은행 내 전통적인 ‘영업통’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박 대표는 우리은행 임원 시절 중소기업그룹장과 개인그룹·디지털금융그룹장을 거쳐 영업총괄그룹과 개인·기관그룹장을 역임했다. 조 대표는 본점 기업영업본부 지점장, 영업본부본부장, 기업그룹장 등을 역임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특히 박 대표와 조 대표는 이 부행장, 강 부행장과 달리 자회사 CEO를 경험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박 대표와 조 대표는 지난달 초 우리금융 사장단 인사에서 각각 우리카드, 우리캐피탈 대표로 선임돼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은 그룹 내 우리은행 다음으로 큰 계열사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검증에서는 각 회사 대표와 부문장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부문장은 은행 안에서 은행장 다음으로 높은 직위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은행장을 맡기 위해서는 짧게라도 자회사 CEO 경험이 있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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