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3년/IRA 효과] ②'3년 뒤 세계톱' 현대차그룹이 대응하는 법

증권가 "2026년 판매량 917만대..세계 1위" 전망
리스 확대·현지 생산시설 조기 완공 등 IRA 대응 속도
기아, 북미 신규 전기차 공장 투자 검토.."확정 아냐"
"사상 최대 실적..손해 보더라도 전기차 많이 팔아야"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5.22 14:02 의견 0
기아가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에 신규 전기차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기아 전기차 모델 EV6. (자료=기아)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올해 1분기 역대급 판매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제는 '세계 1위'를 노린다. 전기차 시장 공략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이 성장 속도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현대차그룹도 지지않고 대응책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에 신규 전기차 생산 설비를 갖춘 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외교부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참석 차 방한한 사무엘 가르시아 멕시코 누에보레온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좋은 소식! 기아가 공장을 확장하고 두 가지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썼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IRA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IR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더욱이 멕시코는 비교적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IRA 수혜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지 시장 공략은 이처럼 IRA 제도를 기점으로 고조되고 있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된 만큼 전기차 시장 입지가 악화될 우려가 있어서다.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모델은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진다.

IRA 타격감도 슬슬 느껴진다. 현대차그룹은 올 1분기 글로벌 10대 전기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전기차 판매량이 줄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 기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11만9000대를 팔아 1년 전보다 2.2%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과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은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5와 EV6를 각각 2323대, 1241대 팔았다. 전년 동기보다 13%, 52.8% 급감했다.

현대차그룹의 IRA 대응이 빨라지는 이유다. 우선 IRA 보조금 지급 대상인 리스 등 상용차 사업 분야의 비중을 늘리고 현지 전기차 공장 완공을 서둘러 여유를 찾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에서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준공 시기를 앞당길 예정이다.

북미산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SK온과 합작공장도 세운다.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립되는 공장에서는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든다.

일부에선 현대차가 올 2분기에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미 시장에 투자 실탄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점유율과 판매율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3년 뒤 판매량 1000만대 가까이 달성해 글로벌 1위에 오를 확률이 높다"며 "사상 최대 실적으로 곳간이 두둑해진 만큼 손해를 보더라도 전기차를 많이 팔면서 시장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든 차종이 IRA 수혜를 받는 시점은 2026년으로 보고 있다"며 "IRA 적용을 받지 않는 리스 등 상용차 사업 분야의 비중을 계속해서 높이고 미국내 전기차 공장을 조기 완공해 충격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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