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뱅크런’ 가짜뉴스 우려..이창용 한은 총재, “AI 감시체계 만든다”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4.14 10:03 의견 0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짜뉴스로 인한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일어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현지시간 1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행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유사한 일이 한국에서 벌어진다면 “미국보다 100배 빠르게 예금이 인출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전날 저축은행 관련 가짜뉴스가 나왔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짜뉴스 감시체계를 만들어 조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전날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에서 1조원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이 발생했다는 가짜뉴스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도 디지털 뱅킹이 워낙 발달해 소셜미디어로 페이크(가짜) 뉴스가 퍼지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은행에서 돈을 뺄 수 있다”며 “인공지능(AI)으로 모니터링해 가짜뉴스는 빨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예대차 금리 문제, 물가 및 금리 전망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예금·대출금리 마진(차이)을 줄이도록 지도 혹은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예대금리차 축소는) 고통 분담 차원도 있고 과점 요소로 수익이 높은 은행이 당연한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물가 및 금리 전망에 대해선 “올해 연말 물가수준이 3%정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하반기 불확실성이 있다”며 “하반기에 물가가 3%까지 갈지 불확실한데 금리를 낮추려면 그보다 훨씬 더 강한 증거가 있어야 하니 아직은 낮출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불확실성 요소로는 산유국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 SVB 사태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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