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헷갈리는 ‘이자장사’ 1위 은행..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더 복잡해진다
20일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기준 따라 뒤바뀌는 이자장사 순위
공시제도 도입 후 은행권 불만에 항목 추가..“소비자 이해 더 어려워”
7월 예대금리차 공시 항목 더욱 확대..경쟁 촉진한다지만 실효성 의문
윤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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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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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 예대금리차가 공시될 때마다 기준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이자장사' 1위 은행이 바뀌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앞으로는 공시 항목이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 은행간 금리 경쟁보다는 소비자 혼란만 더욱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통해 지난달 은행권 예대금리차(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가 공시됐다. 국내 19개 은행 중 전북은행이 5.05%포인트로 최대였고 ▲토스뱅크 4.67%포인트 ▲광주은행 3.85%포인트 ▲SH수협은행 2.57%포인트 ▲BNK경남은행 2.26%포인트 등의 순으로 컸다.
예금과 대출 시장 점유율이 높은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보면 하나은행이 1.91%포인트로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이어 ▲NH농협은행 1.81%포인트 ▲우리은행 1.81%포인트 ▲KB국민은행 1.76%포인트 ▲신한은행 1.40%포인트 순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기업대출이 포함된 예대금리차 보다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가계예대금리차에 주목한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1.55%포인트로 가장 크다. 이어 ▲KB국민은행 1.51%포인트 ▲NH농협은행 1.49%포인트 ▲하나은행 1.42%포인트 ▲신한은행 1.21%포인트로 순위가 바뀐다.
여기에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뺀 가계예대금리차도 별도 산정된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 경우는 KB국민은행이 1.48%포인트로 1위가 되고 ▲NH농협은행 1.46%포인트 ▲우리은행 1.46%포인트 ▲하나은행 1.32%포인트 ▲신한은행 1.06%포인트로 순위가 이어진다.
결국 5대 시중은행 중 예대금리차만 놓고보면 하나은행이 최대이지만 가계예대금리차의 경우는 우리은행이,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의 경우는 국민은행으로 순위가 바뀌게 된다.
공시 결과에 따라 ‘이자장사’ 비판을 감내해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사마다 기준을 어디에 놓느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데 틀렸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며 “고객들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 초기 부작용을 우려해 공시 항목을 확대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8월 첫 공시 이후 햇살론 등 고금리 정책대출 상품 때문에 통계 착시와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정책상품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 항목이 추가됐다. 또 은행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신용점수별 예대금리차, 평균 신용점수 등도 함께 공시되도록 공시 항목이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예대금리차 공시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일 열린 은행권 제도개선 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비교공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은행별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도 함께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의 경우 신규취급액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요구불예금 및 마이너스통장대출 등도 포함된다.
아울러 은행별 특수성 설명을 위한 ‘설명 페이지’ 신설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단기조달 비중 증가 등 금리변동 요인을 설명할 수 있는 설명 페이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세대출금리를 구분하고 가계대출금리에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 세분화해 공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 시행을 목표로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은행연합회-은행 간 전산구축에 들어갔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시 강화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예대마진을 통해 역대 최고수익을 기록하는 등 은행간 경쟁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권 경쟁촉진 및 소비자 정보접근성 제고를 위해 은행권 금리정보 공시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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